<시리즈> 교육용SW를 살리자 (3.끝);위기 타개방안

위기상황에 몰린 교육용 SW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유통시장의 안정과 유통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업계전문가들은 유통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대형 전문 유통업체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행 유통구조인 개발 및 제작사, 총판, 도매점, 소매점, 소비자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같이 전국에 체인망을 두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형 유통업체의 등장은 교육용을 비롯한 SW산업이 활성화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원론적인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우선 한 번에 대량으로 제작하고 발주하는 관행부터 바꿀 것을 조언한다. 이러한 관행은 공급물량을 대량으로 일시에 체결하는 현행 총판체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통상 재고부담을 영세한 유통사가 떠맡게 되기 때문에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의 취급을 꺼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 따라서 제작사들이 총판형태의 영업방식에서 과감히 탈피해 직판형태의 영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용산전자상가를 위주로 형성된 유통망을 보다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용 SW 시장이 용산전자상가 위주로 형성돼 있어 교육용 SW의 최대 구매자인 학생과 학부모가 이들 제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돼 있는 점을 감안, 서점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점을 통한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작년 5월말 정부가 공표한 전자출판물 부가가치세 면세 시행령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점들은 그동안 부가세 면세가 되지않는 제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세금계산서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용 SW취급을 꺼려왔으나 교육용 SW등 텍스트에 기반한 전자출판물이 부가세 면세 품목으로 지정됨에 따라 서점들과 거래 관계를 맺기가 보다 쉬워 질 것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와함께 제품의 질적 강화를 통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보다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씨디롬유통협회 김명호 회장은 『최근 출시되고 있는 교육용 SW는 3,4년 전에 개발된 제품과 큰 차별성을 보이지 못하는 등 소비자의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같은 문제는 국내 교육용 SW개발인력이 엔지니어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교육효과 증진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함께 정부의 멀티미디어 교육인력 육성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한 교육용 SW산업이 위기상황으로 까지 몰리고 있는 것은 내수시장에만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수출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타업종이 IMF 체제에 따른 내수시장의 침체를 수출로 타개하고 있는 반면 교육용 SW업체들은 수출시장 개척에 소홀해왔기 때문에 내수침체가 바로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용 SW는 나라마다 교육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시장 개척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1,2년 사이 삼성전자, LG소프트, 쌍용정보통신 등 대기업이 대만, 유럽 등에 소량 수출했고, 링스 등 5∼6개 중소업체들도 대만업체와 접촉해 소량이나마 수출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보다 적극적인 수출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황타개 방안들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업체간 긴밀한 협력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직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도 없기 때문에 업체간 협력을 통한 공동 개발, 마케팅, 영업, 홍보 등이 무엇보다도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문제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최근 발족한 교육용 SW개발사협의회의 이건범 회장은 『현재와 같은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업체간 협력이며, 협회는 업무협력을 통한 시장확대와 유통질서 정상화 추진사업,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사업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하고,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과 육성책등으로 뒷받침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홍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