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徹洙 (주)지강컴퓨터 사장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 한 가지 일에 열중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말은 정보통신업체의 경영에 있어서는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수평적 사고의 저자 E 데브노는 채산성 없는 한 우물만 파다 도산하기보다는 여러 우물을 파서 조금이라도 빨리 지하수를 찾는 것이 더욱 현명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것보다는 폭넓게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과연 데브노가 말하는 수평적 사고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기존의 틀에 박힌 낡은 사고방식을 부수고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사물을 관찰하자는 것이다. 수평적 사고는 동적이다. 변화를 위한 변화, 움직임을 위한 움직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수평적 사고의 목적은 유동성에 있다. 변화하는 정보시대에 의문과 두뇌의 재구성으로 보다 나은 패턴을 추구하고 항상 다른 각도에서 대안을 찾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경제적 한파는 불행하게도 컴퓨터업계에 있어 예외는 아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이 위기상황을 하루 빨리 벗어날 수 있을까.
올해 정보통신업체들은 IMF체제와 관련된 구조조정, 환율급등, 고금리, 실업문제 등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로 상당한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미 내로라하는 컴퓨터 및 정보통신 업체들이 사업을 축소하거나 포기하고 있고 소비자에게 각종 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마저 가격인상, 채산성 악화, 판매부진으로 적잖은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장환경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시장의 흐름에 끌려가지 않고 준비하고 계획한대로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수평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즉 과거처럼 단순히 제품을 만들고 판매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 제품개발에서 생산, 판매 그리고 애프터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경영활동을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사고하고 의사결정하는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기업의 사고를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기업이란 환경변화에 따라 개혁해야 하고 준비하지 않고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돼야 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져진 얘기다. 그동안 수많은 업체들이 소리없이 문을 닫고 기업사의 뒤편으로 사라진 것도 대부분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요즘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 컴퓨터업체들은 수평적 사고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것 못지 않게 기업의 전체 구성원들로 하여금 어떻게 이 수평적 사고를 갖도록 하느냐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의 전 직원들이 수평적인 사고를 회사의 경영활동에 적용할 때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경직된 사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기업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경영활동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만족시켜 주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한다.
수평적 사고는 IMF사태 이후 여러가지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컴퓨터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요체가 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