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제니스의 앞날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LG전자가 인수한 지난 95년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던 제니스가 그동안 수립해왔던 다각적인 구조조정계획에 대한 발표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니스가 마련하고 있는 자구계획 중에는 파산선고 등의 극약처방까지 포함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외신에 잇따라 전해지면서 제니스 앞으로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물론 제니스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구조조정계획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경영권을 거머쥐고 있는 LG전자의 사전승인이 필요하지만 LG전자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제니스를 기사회생시킬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제니스의 자구계획이 발표된 내용 그대로 시행될 확률은 매우 높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제니스의 97년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은 11억7천만달러로 전년대비 9%가 줄어들었으며 적자규모는 2억9천9백만달러로 96년에 비해 무려 68.2%가 급증하는 등 적자규모가 매년 확대됐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 초 제니스의 최고경영층을 전격 교체, 경영정상화방안 찾기에 나섰던 것.
제니스는 이 과정에서 인력감축 및 생산일정 조정, 본사부지 매각 등을 추진해 구조조정계획의 대체적인 윤곽을 드러낸 바 있다. 실제 제니스는 미국내 유일한 생산공장인 일리노이주 멜로제파크 CPT공장의 2천3백여명의 인력 중 4백여명을 정리해고하고 현재 4교대, 주 7일근무제로 가동하고 있는 생산시설도 7월까지 3교대, 주 5일 근무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최근에는 본사가 들어있는 시카고 인근 40에이커의 본사 부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외신에서는 이같은 내용외에 제니스가 법정관리를 통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파산선고를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제니스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남은 TV메이커로 디지털 TV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제니스를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TV메이커로 올라서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지난해 한해동안만 5억달러 규모의 신용보증을 마다하지 않았던 LG전자가 제니스의 이같은 구조조정계획에 어떠한 태도를 보일 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