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유통업체 급부상
『2000년 세계시장 규모 65억7천만달러, 국내시장 규모 6백14억원.』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이 최근 심각한 경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컴퓨터 유통업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컴퓨터 유통업체인 델컴퓨터는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만으로 지난해 하루 평균 약 3백만달러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미국의 또 다른 컴퓨터 유통업체인 NECX도 지난해 인터넷 전자상거래로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6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이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잠재력을 짐작케 해줬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인터넷의 성장 가능성에 일찌감치 눈을 돌려 백화점, 신용카드, 통신업체 등 관련업체를 중심으로 전자쇼핑몰 개설에 적극적으로 나서 컴퓨터는 물론 서적, CD, 신발, 의류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인터넷 전자쇼핑몰의 최대 장점은 별도의 물리적 공간이 필요없어 점포 개설비, 매장 임대료 부담이 없어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최근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면서 수많은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의 또 다른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인터넷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집대성한 「몰 오브 몰」 개념의 전자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메타랜드의 김상배 사장은 『전자상거래 시장은 책상에 앉아서 저렴한 가격에 언제라도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소비자들에게 유리한 거래 방식』이라며 『또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임대료와 재고비 부담이 거의 없어 가까운 장래에 전자상거래가 전통적인 상거래 행위의 상당부분을 대신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사실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사업의 특성상 일반 유통업체들과는 달리 전자상거래 시장에 빠르고 민감하게 대처해왔다. 컴퓨터 사용자 대부분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는데다 전화나 우편을 이용한 통신판매 행위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많아 가상공간에서 만나는 전자상거래 행위에 대해 일반인들보다는 비교적 거부감이 덜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메타랜드, 인터파크 등 전자상거래 쇼핑몰 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물론 해태I&C, 대강정보통신, 제이씨현, 에프엠컴퓨터 등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전자쇼핑몰을 개설, 할인판매, 업그레이드, DIY PC 판매 등 다채로운 판촉행사를 펼치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물건을 직접 보고 확인해야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여전한데다 적지 않은 물류비 부담이 전자상거래 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강정보통신의 한상록 사장은 『최근 컴퓨터와 통신기기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전자쇼핑몰을 구축했지만 소비자들이 눈으로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는 심리는 여전하다고 본다』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아예 전자쇼핑몰에 여러가지 제품만을 전시하고 소비자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리점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을 통해 확인심리를 만족시키고 물류비용도 절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해태I&C도 인터넷에 컴퓨터 본체와 주변기기 등 다양한 물건을 전시하되 실제 판매는 전국 각지의 대리점들이 대행하는 방식으로 가상공간에서의 구매행위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용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전통적인 상거래 방식과 본격적인 전자 상거래를 혼합한 절충형태의 쇼핑몰을 운영해 소비자들의 문화적 충격을 최소화하고 구매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최근 나타나고 있는 한국형 전자상거래의 특징인 셈이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