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은 유럽단일통화(EMU) 출범에 따른 현지 마케팅전략의 재점검과 수출입결제 통화의 전환, 현지 생산거점 재조정 등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외교통상부를 비롯한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은 최근 유러화 출범에 대비한 연구보고서를 내놓고 국내 업계의 유럽단일통화 시장에 대한 전략적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외통부는 국제결제통화로서 유러화의 비중이 커질 것에 대비, 한국은행과 금융기관들의 달러표시 외화자산과 부채를 유러화로 대체하는 등 보유통화를 다양화해 환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통부는 또 새로 형성되는 유러금융시장은 유동성이 풍부한 국제금융센터로서 자리잡을 뿐만 아니라 유러화가 강세를 유지할 경우 단일통화 참가국들의 역외투자도 확대될 전망이어서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으로 유럽을 우리의 중요한 외화자금 조달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련은 「EMU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우리기업의 대응방안」보고서에서 『금융기관간에 유러화 결제가 내년부터 허용되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유러화 결제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EMU 참가국 등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물론 유럽과 무역규모가 큰 동유럽, 지중해연안 북아프리카, 중동국가들과 교역시 가능한 한 유러화로 수출입거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전경련은 이와 함께 원유 등 원자재 수입시 달러화 일변도에서 벗어나 유러화로도 수입대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거래처와 협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OTRA는 단일통화 도입으로 EU회원국별 가격차별화 마케팅전략과 틈새시장 활용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와 아울러 유러화지역 전체를 총괄하는 수출전략과 해외판매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OTRA는 『현재 우리의 금융업 투자 및 진출이 EMU 불참국인 영국에 집중돼 있으나 앞으로는 파리와 프랑크푸르트 금융시장의 비중이 커질 전망이어서 현지 진출 금융기관들은 점포 재배치와 업무를 특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일통화 도입으로 환위험이 제거되고 세제의 단일화가 촉진돼 임금이 가장 중요한 투자변수로 등장할 수 있어 투자대상국의 단일통화 가입시기와 임금, 단일통화의 품목별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 생산거점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