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소관부처 없이 인문사회계의 경우 2개 연합이사회, 과학기술계의 경우 3개 연합이사회를 중심으로 분야별 그룹을 구성해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인위적 통폐합보다 유사 중복 기능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형태로 개편된다. 또 출연연에 지급되는 예산도 국무총리실 등 중립적인 기관에서 지원하는 방향으로 조정되고 구조조정 차원에서 98년 예산기준 경상비의 20%정도 삭감된다.
기획예산위원회는 8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 경영혁신을 위한 제2차 공청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영혁신 시안」을 발표했다. 기획예산위는 이날 공청회 의견을 모아 오는 25일께 정부안을 확정한 후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행정개혁위원회가 관계부처의 의견을 모아 마련한 이 시안에 따르면 출연연에 대한 주무부처의 간섭을 배제하고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해 (가칭)「출연연구기관 관리기본법」을 제정, 출연연의 연구 분야별 그룹을 구성해 출연연별 연구를 조정할 연합이사회를 두어 운영하고 출연연에 지급되는 예산도 소관부처가 아닌 국무총리실 등 중립적인 기관에서 조정하도록 했다.
출연연의 연구를 조정할 연합이사회는 30개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경우 출연연 성격에 따라 기초과학연구회(원), 산업응용연구회(원), 과학기술정책연구회(원) 등 3개를 두며 21개 인문사회계 출연연의 경우 경제사회연구회(원), 인문사회연구회(원) 등 2개를 두기로해다. 기초과학연구회(원)에는 기초지원, 표준, 천문대, 해양, 고등과학원 등 5개 기관이, 산업응용연구회(원)에는 과기연, 기계, 화학, 전기, 에너지, 자원, 항공우주, 생명, 원자력, 생산기술, ETRI, SERI 등 15개 기관이, 과학기술정책연구회(원)에는 원자력안전기술원, 과학재단, 과학기술정책관리, 산업기술시험평가, 산업기술정보원, 연구개발정보센터,산업기술정책연구소 등 7개 기관이 각각 소속된다. 또 인문사회계의 경제사회연구회(원)에는 정보통신, 에너지, 교통, KDI, KIEP, 산업연구원 등 12개 기관이, 인문사회연구회(원)에는 통일, 행정, 교육개발, 청소년, 법제 등 9개 기관이 소속된다. 그러나 과학기술계의 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인문사회계의 정신문화연구원, KDI국제대학원 등 교육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별도 차원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이같이 출연연이 연합이사회 중심으로 운연될 경우 각 정부부처가 종래와 달리 소관부처 구분없이 출연연의 활용이 가능하게 된다. 특히 각 연합이사회 소속 출연연들간의 통, 폐합이 경제 환경 및 연구수요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있게 될 것으로 기획예산위는 기대하고 있다.
기획예산위는 또 출연연간의 물리적인 통폐합을 지양하는 대신 유사중복기능을 합리적으로 정비하도록 하고 기능이 이관되는 출연연은 올 하반기부터 해당 예산의 배정을 유보하도록 했다. 이에따라 산업연구원은 국내산업관련 정책개발 및 정보수집, 조사분석 전문기관화하고 거시경제, 금융연구 기능은 한국개발연구원으로, 해외지역 연구기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으로 각각 일원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국토개발연구원은 국토개발 전문연구기관화하고 물류 및 지능형교통체계(ITS)연구기능은 교통개발연구원으로 이관하도록 했다.
기획예산위는 이와함께 연구사업비중 기본적 연구비의 경우 출연금으로 계상하고 나머지 연구사업비는 개별부처가 계상해 부처내 박사급 계약직 연구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민간과 경쟁이 가능한 분야는 출연금 지원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장기적으로는 민영화 또는 민간위탁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위는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경우 연구실적 평가제도를 개선해 전문가 풀로 구성되는 중립적 비상설 평가기구를 설립하고 기관장 공모제를 도입하기로 했고 연구인력은 원칙적으로 계약직으로 채용하며 연구원 정원관리제를 폐지해 조직관리에 유연성을 갖도록 했다. 이와함께 공공부문의 전반적인 구조조정차원에서 출연연의 경상경비를 올해 예산기준 20%정도 삭감하도록 했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