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수님] 한국과학기술원 배종태 교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최근 국내 벤처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이 학교 교수들이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수업시간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벤처창업을 적극 유도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전길남 교수(전산학과)는 80년대 중반 허진호 아이네트 사장을 포함, 지금까지 총 20여명에 달하는 벤처기업 사장을 배출했다. 전 교수보다 젊은 세대로 KAIST에서 벤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수가 또하나 있다.

배종태 교수(테크노경영대학원, 40)가 바로 그 주인공. 그는 최근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대학원중 최초로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내에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 개설을 추진하는 등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배 교수는 서울대(산업공학과)를 거쳐 KAIST에서 기술경영을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고 그후 태국의 수도인 방콕에 있는 아시아공대 방문연구원 등을 거쳐 지난 93년 모교의 산업경영학과 조교수로 임명됐다. 그후 그는 KAIST에서 2000년 장기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기술창업인큐베이터 설치프로젝트를 비롯, 홍능캠퍼스에 있는 테크노경영대학원에 테크노MBA과정 개설작업 등에 잇따라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벤처교육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됐다.

배 교수는 지난 93년부터 5년동안 매년 대학원생 대상의 기술창업론을 강의하는 한편 이번 봄학기부터 학부생을 대상으로 벤처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그의 강의는 특히 재미있고 유익한 것으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공계 학생은 물론 경영학과 학생들도 강의를 듣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지금까지 배 교수의 벤처강의를 1학기이상 수강한 학생들만 해도 약 5백여명에 달하며 이들중 벤처기업 창업을 결행했거나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학생도 20여명을 넘는다.

흔히 대학교수는 한번 임용되면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65세 정년을 보장받는 「경쟁이 전무한 조직」라고 말하지만 배 교수는 지난 5년간 강의준비를 위해 새벽 2, 3시전에 잠을 청한 적이 거의 없으며 심지어 밤을 꼬박 세운 날도 부지기수라고 회고한다.

조그만 체구에 항상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의 표정에서 전세계 「최고」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승부사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