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히트하면 게임도 뜬다.」
상업영화의 메카 할리우드가 게임산업에도 기름진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시나리오를 빌려온 게임들이 흥행의 보증수표가 되고 있는 것. 「인디펜던스 데이」 「블레이드 러너」 「에이리언」 「배트맨」 「터미네이터」 등이 모두 게이머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다.
게임계가 메이저 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우선 히트작 영화의 인지도가 게이머들에게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돈 안들이는 홍보효과를 가져오기 때문. 게임 마니아들은 점점 더 화려한 오프닝 동영상과 웅장한 음악, 그리고 감정이입을 유도하는 영웅적 캐릭터를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란한 SF 특수효과와 스타급 출연자, 만화적 상상력의 시나리오로 무장한 할리우드 상업영화는 성공적인 게임이 될 만한 조건이 충분하다.
올해는 어떤 영화가 게임으로 만들어져 판매경쟁을 벌일까. 파라마운트사의 영화뿐 아니라 만화, TV 시리즈로 제작되어 열광적인 추종자들을 거느린 「스타트렉」이 인터플레사에 의해 「스타플리트 커맨드(Starfleet Command)」라는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다. 스타트렉은 이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여러차례 발매되었으나 제작사측에서는 이 작품이 PC용 리얼타임 전략 시뮬레이션으로는 최초이자 마지막 게임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스타플리트 커맨드」는 스타트렉 팬들이라면 익히 알고 있을 이름인 클린곤, 로뮤란 등의 외계 종족들 중 하나가 되어 3대의 우주선을 지휘하게 된다. 각각의 우주선은 서로 다른 특수무기와 개성있는 승무원들을 탑승시키고 별들의 전쟁터로 나간다. 6명까지 네트워크 플레이가 가능한 제품으로 늦어도 올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선보일 예정이다.
「호넷츠 네스트(Top Gun:Hornet’s Nest)」는 지퍼 인터렉티브사가 미남배우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을 바탕으로 제작중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게이머는 FA-18 전투기의 조종석에 앉아 서부극 제목을 연상시키는 이름인 주인공 메버릭 역할을 맡아 30가지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3D그래픽으로 박진감있는 비행과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퍼 인터렉티브는 게임 「맥 워리어」로 알려진 개발사로 유통은 마이크로 프로즈가 맡게 될 예정.
샤이니 엔터테인먼트는 동명의 만화영화에서 캐릭터와 아이디어를 빌린 「어스웜짐3」를 개발중이다. 어스웜짐은 징그럽기는커녕 사랑스러운 지렁이로 국내에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 우리나라에도 직배사 CIC가 어스웜짐 만화비디오를 출시할 계획이다.
새로 나올 게임 「어스웜짐3」는 기존 2D가 아닌 3D라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주인공인 왕꿈틀 지렁이는 유연한 신체조건을 십분 살려 기막힌 공중회전 묘기를 부리는가 하면 온갖 코믹한 표정과 동작으로 폭소를 자아낸다. 2편에서 납치된 애인을 구하기 위해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녔던 어스웜짐이 이번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소에 깔려 기절하는 바람에 상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간다. 꿈 속에서 머리가 멍해진 이 지렁이가 현실세계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총 6개의 레벨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엉터리 교수, 총을 쏘는 오랑우탄, 디스코를 추는 좀비, 쥐로부터도 무시당하는 고양이 등 유머러스한 캐릭터들을 만나게 된다. 올 가을에 발매될 예정.
그밖에도 올해에 많은 할리우드의 스타캐릭터들이 사이버 세계의 영웅으로 환생해 게이머들을 즐겁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