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협-영화마을, 한치 양보없는 "진흙탕 싸움"

최근 「비디오 대여점의 포르노물 비치, 대여 공방」으로 불붙은 한국영상음반유통업협회(영유협)과 비디오 체인점 영화마을간 분쟁이 더욱 확대될 조짐이다.

지난달 20일 영유협 서울시지부는 서울 종로지역을 대상으로 청소년 유해환경 감시활동을 실시했는데,그 과정에서 「영화마을 표적단속 및 함정단속 혐의」, 「비회원 업소에 대한 감시활동」, 「공갈협박에 의한 금품수수 의혹」등의 시비가 일었다. 영화마을측은 영유협측 유해환경 지도감시요원들이 협회가입 및 회비납부를 종용하기 위해 자신들의 지위를 악용,지도감시대상이 아닌 비회원 업소에 계획적으로 불법물을 넣어놓은 후 트집을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물의가 일자 청소년보호위원회(위원장 강지원)는 지난 7일 「업종단체 청소년 유해환경 자율감시단 지정, 운영지침」에 의거,영유협에 대한 자율감시단 지정을 취소함과 동시에 추천권자인 서초구청장으로 하여금 지정서를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종로경찰서(담당 김상배 형사)도 영유협 서울시지부의 무리한 단속에 대한 심증을 굳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유협 서울시지부는 이에대해 종로경찰서에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한편 「영화마을은 포르노 대여를 중단하라」는 피켓시위를 준비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영유협 서울시지부는 8일 △협회 가입비 및 월회비는 지회에서 처리할 내용으로 자율지도요원들이 징수하지 않기 때문에 공방협박 및 금품수수 혐의는 잘못된 것이고 △영화마을측이 자신들의 업소상품이 아닐 경우에는 이를 폐기 또는 고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영업장에 비치해 오히려 함정을 팠으며 △사건 발생일에 종로지역에서 실시된 지도활동은 총 11개 업소(영화마을 3개점)에 걸쳐 이루어졌기 때문에 영화마을에 대한 표적단속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유협 서울시지부 김재경 이사는 『종로경찰서가 고발인(영유협단속요원)을 오히려 피의자로 몰아 체포하는등 강압, 편파적인 수사를 펴 지도요원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영유협 서울시지부 정휘관 지부장은 『영화마을은 대여료 덤핑을 주도해 주변지역의 가격질서를 파괴하는 등 자주 문제를 일으켜온 업체로 이번 사건은 지난 2월에 있었던 제작사들의 가격인상 및 홀로그램 부착을 의무화하는 시장변화 등으로 자신들의 입지와 영업에 차질이 우려되자 전국 3백90여개 체인망을 통해 영유협을 음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영화마을측은 『그동안 영유협이 문화관광부 지정 업종단체 및 청소년보호위원회 지정 자율감시단이란 지위를 이용해 일반 비디오 대여점에 대한 부정 단속행위를 일삼아 온 것은 업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이며 이번 사건도 그 중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특히 영유협의 「편파수사」 주장은 터무니 없는 것으로 「포르노물 지문확인」, 「협회비 납부를 종용하는 영유협 지도요원의 전화내용 녹취」등 증거에 따른 최종 수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화마을의 박상호 시장은 『이번 사건은 지난 2월 제작사협의회의 프로테이프 가격인상과 영유협의 홀로그램 이권사업에 맞서 문제제기를 계속해온 영화마을에 대한 영유협의 보복행위(표적단속)가 그들의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한편 『차제에 관행화되어온 영유협의 월권 및 함정단속을 근절하기 위해 문화관광부 등에 지속적인 건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영화마을측은 그동안 「갑작스런 가격인상 및 홀로그램 사업」에 대해 수금동결,홀로그램 관련 의혹제기,문화부 및 청보위 진정,공정거래위원회 제소,경실련 부정부패추방운동본부 신고,일간지 의견광고 게재 등으로 대응해왔으며 앞으로도 대응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두 집단의 갈등과 마찰은 소위 「종로지역 포르노 사건」의 최종 수사결과에 따라 판세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