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모니터시장 공성과 수성 (1);TFT LCD의 도전

『노트북 컴퓨터에 주로 채택돼 왔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가 데스크톱PC에서 브라운관을 대체할 수 있는가.』

이 화두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 한 마디에 브라운관 업체와 TFT LCD 업체들의 사활이 걸려 있다. 만일 대체가 일어난다면 브라운관 업체들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며 실패하면 TFT LCD 업체들의 생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대체 가능성의 배경과 그 시기가 언제쯤 될 것인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 6회에 걸쳐 대체 가능성과 업계의 동향,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모니터시장에서 TFT LCD의 브라운관 대체는 디스플레이 업계에 창과 방패와도 같다. TFT LCD 업체들의 입장이 창이라면 브라운관 업체들은 방패다.

현재 TFT LCD 업체들은 모니터시장 공략에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에 창을 들 수밖에 없다. 노트북PC에 의존하고 있는 TFT LCD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노트북PC의 수요정체로 인한 공급과잉현상 때문에 가격이 하락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TFT LCD 업체들의 생산설비 증설로 인해 올해 TFT LCD의 세계시장은 수요(1천7백만개)에 비해 공급(2천5백만개)이 무려 47% 가량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한, 일 양국의 TFT LCD 업체들이 외환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설비투자 중단 및 생산감산을 하면서 올해 말쯤 가면 TFT LCD의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대체로 올 한해 TFT LCD 업체들은 공급과잉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요확대에 한계를 겪고 있는 TFT LCD 업체들은 현재 공급과잉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모니터시장으로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TFT LCD 업체의 한 관계자는 『당초 노트북PC시장의 수요가 정체되면서 모니터시장을 공략하지 않으면 공급과잉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없다』면서 『한, 일 양국의 TFT LCD 업체들이 모니터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TFT LCD 업체의 이같은 입장과는 반대로 브라운관 업체들은 손에 방패를 들 수밖에 없는 처지다. TFT LCD 업체들의 모니터시장 공세는 브라운관 업체들에는 직접적인 위협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브라운관 업체의 한 관계자는 『CRT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를 필요로 하는 준장치산업이기 때문에 TFT LCD에 모니터시장을 내줄 경우 커다란 손실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니터시장에서 TFT LCD의 점유율이 높아지면 브라운관 업체들은 최대의 시장을 잃게 되어 90년대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절박감을 느끼고 있다.

브라운관 업체의 주시장은 컬러TV와 모니터시장. 이미 전세계적으로 컬러TV시장은 약 1억2천만대로 포화상태를 보이면서 성장률이 정체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모니터시장은 PC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7천만대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올해도 8천만대 규모로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2∼3년 안에 TV시장에 버금가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대대적인 설비증설로 인해 공급과잉 현상을 겪고 있는 브라운관 업체들은 성장하고 있는 모니터시장을 TFT LCD에 내주게 되면 시장이 협소해지면서 생존의 기반마저 상실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처럼 모니터시장에서 TFT LCD의 브라운관의 대체는 양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업계에 전운이 형성되고 있다.

<원철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