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명(HD)급 디지털TV 방송 개시를 앞두고 세계 VCR업계에서 지난 80년대에 치러졌던 VHS진영과 베타진영간 포맷전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디지털비디오캠코더(DVC)포맷을 이용해 HDTV 방송을 기록, 재생할수 있는 VCR기술을 발표, 그동안 VHS방식이나 이보다 한단계 발전된 DVHS방식으로 HDTV를 기록, 재생하려던 일관된 움직임이 흐트러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DVC방식이 19Mbps의 전송속도를 지닌 HDTV를 최대 2백70분까지 기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HDTV와 디지털VCR를 접속하는 데 필수적인 IEEE1394를 지원하기 때문에 올해말 형성될 디지털VCR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특히 VHS 또는 DVHS포맷을 이용한 디지털VCR는 아직 기록속도가 늦어 SD급 방송만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어 자사제품이 HDTV 방송을 기록하는 최초의 상품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VC포맷을 채택한 제품으로 우선 HDTV 방송기록용 디지털VCR시장을 선점하는 동시에 이 방식을 업계 표준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1394TA에 표준규격으로 채택하도록 다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IEEE1394를 이용해 HDTV와 접속되고 HDTV방송을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는 DVC포맷을 1394TA에서 표준규격으로 채택할 경우 DVC포맷을 지원하는 업체와 상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DVC규격이 업계표준으로 무난히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VHS포맷의 제안자인 JVC를 비롯해 히타치, 마쓰시타 등 일본업체와 LG전자, 대우전자 등 국내 업체는 삼성전자가 HDTV 방송기록용 디지털VCR분야에서 독주기미를 보이자 기존 DVHS방식 제품보다 기록속도가 2배 빠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DVHS진영 업체들은 JVC가 기존 제품보다 기록속도가 2배 빠른 28Mbps급 시제품을 내놓는 등 상당한 기술이 축적돼 HDTV 방송기록용 디지털VCR시장이 성숙되기 전까지 삼성전자의 DVC포맷에 상응하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DVHS진영 업체들은 DVHS방식의 디지털VCR가 기존의 아날로그 VCR로 기록된 프로그램도 재생할 수 있는 호환성을 지녔고 이 방식이 채택하고 있는 0.5인치 비디오테이프 가격이 DVC방식이 사용하는 0.25인치 비디오테이프 가격의 25%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세워 DVHS포맷이 시장을 주도할 상품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VCR 기술은 그동안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왔기 때문에 디지털방송, 특히 HDTV방송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기술에서는 아직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