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유통업계에서 어음거래가 사라지고 현금거래가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심화되고 있는 부품유통업계의 연쇄부도 사태와 IMF 여파로 어음거래와 외상거래 등의 신용거래는 점차 축소되고 있는 반면 현금거래 비중은 크게 늘어나면서 유통업체간의 거래조건이 개선되고 있다.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를 취급하는 삼테크는 작년 1.4분기의 경우 전체 유통물량의 30~40%를 신용거래 방식으로 판매했으나 올해 들어선 현금거래 비중이 90%선으로 50%포인트 이상 늘어났다.
석영인텍은 지난 해 일부 대형제조업체들에 대해 신용거래 방식으로 CPU를 공급했으나 올 1.4분기엔 이들 업체의 수요가 격감하면서 신용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여기에 회사측이 거래조건 개선 노력이 가세하면서 현재는 모든 제품거래가 현금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메모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메모리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대리점들이 지난해엔 유통 물량의 절반 가량을 신용거래 방식으로 판매했으나 최근 들어선 90%, 많게는 95%선까지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어 「컴퓨터 부품은 곧 현찰」이라는 사고가 정착되고 있다.
부품 유통업체인 G사의 영업담당자는 『기업 연쇄부도 여파로 거래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데다 신용거래를 하더라도 어음할인에 어려움이 따르는 등 신용거래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극히 적은 금액이 아니고는 외상 및 어음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들어 대부분의 부품 유통업체들이 어음거래를 할 경우 자금회전율이 떨어지고 거래업체의 신용도가 크게 떨어져 있어 어음거래에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이유로 신용거래를 꺼리고 있는 것이 현금거래 비중이 높아지게 된 주요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비수기 매출확대를 위해 신용거래를 희망하는 대규모 수요처에 제품을 공급했지만 올 들어선 신용거래를 지양한다는 회사 방침 때문에 이들을 외면할 수 밖에 없어 신규 수요개척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