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자본증자를 통한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HP, 한국실리콘그래픽스(SGI), 지멘스정보시스템, 한국컴팩컴퓨터 등 주요 외국계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은 환율인상과 규제완화 등 한국내 투자여건이 호전됨에 따라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자본금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시장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합작선인 삼성전자가 최근 그룹 구조조정으로 보유지분 45%(전체 자본금 80억원)를 정리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충당하기 위한 대규모 자본을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이 회사는 80억원의 자본금이 1조원 매출규모에 달하는 자사 외형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현재 추진중인 삼성전자와의 자본금 정리작업을 계기로 자체 자본금을 대폭 늘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자본증자를 실시하려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올들어 본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99년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오는 11월께에는 자본금을 3백억원이나 5백억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대표 조성대)는 지난해 12월 본사에서 7백만달러를 증자형태로 지원받은 데 이어 최근 3백만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제공받아 기존 96억원의 자본금을 1백6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이 회사는 이같은 자본증자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과 판촉활동을 펼쳐 기존 중대형시스템 판매확대는 물론 올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할 윈도NT 워크스테이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큰폭으로 확대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부터 솔루션사업을 대폭 강화할 예정인 지멘스정보시스템(대표 여인갑)은 이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일정요건 이상의 자본금을 갖춰야 한다고 보고 자본금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최근 독일 본사인 지멘스닉스도르프 인포메이션(SNI)사에 증자를 요청, 기존 8천만원의 자본금을 올해 안에 8억여원으로 10배 정도 늘릴 예정이다.
한국컴팩컴퓨터(대표 강성욱)도 지난해 본사차원에서 인수한 탠덤컴퓨터의 한국현지법인인 한국탠덤컴퓨터를 흡수 통합하면서 최근 자본금을 기존 18억원에서 13억원을 추가해 31억원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이같은 자본증자로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일정 수준 확보했다고 보고 PC와 PC서버 사업은 물론 앞으로 중대형컴퓨터 사업을 크게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