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개발업체들이 올들어 게임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독자적인 수출판로를 확보하고 아예 처음부터 수출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카운터 블로우」를 출시한 시노조익은 이 제품의 후속으로 「에일리언 인카운터」를 개발하고 있다. 시노조익은 이 제품을 내수 출시에 앞서 동남아와 유럽등지에 먼저 수출키로 하고 시나리오, 그래픽, 인터페이스 등을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도록 개발하고 있다. 시노조익 김성민 사장은 『국내 게임 수요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개척해보자는 취지에서 수출용 게임개발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해외시장에서 히트할 경우 국내에서도 보다 유리한 판권계약을 맺을 수 있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게임개발사인 막고야도 올해 야심작으로 출시한 롤플레잉게임 「하르모니아 전기」의 수출에 나선데 이어 올 연말경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코스믹 블라스트」와 롤플레잉게임 「하르모니아 전기 외전」 역시 독자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대만, 동남아, 일본 등지에 수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이들 게임이 해외의 게이머들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도록 게임 기획 및 개발단계에서 한국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수출대상 지역의 문화취향을 반영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네트워크 게임 전문업체로 발돋움을 시도하고 있는 밀레니엄소프트는 2억원 가량의 개발비를 들여 「바벨의 후예」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 하반기 이 게임이 완성되는대로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7개국에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네트워크게임은 미니멈 로열티를 받는데다 이용자 접속실적에 따라 추가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PC용 패키지보다 부가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산게임 수출을 대행해온 대기업 무역상사 관계자들은 『국내 게임 개발사들이 대만, 동남아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게임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선 현지 유저들의 취향을 수용할 수 있는 마케팅 감각과 캐릭터 발굴 등 치밀한 준비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형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