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현대전자 김영환 사장

『유진 반도체 공장이 본격 가동됨에 따라 현대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김영환 현대전자 사장은 미국 오리건주 유진시에 건설한 반도체 공장가동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계 최대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지인 미 현지에 직접 생산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현지 대형 수요업체들에 더욱 밀착된 마케팅을 벌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유진공장 가동으로 가장 크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대미 통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지 경쟁업체들의 반덤핑 공세를 원천적으로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덤핑과 관련한 문제 때문에 겪어왔던 공식, 비공식적인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고객들에게 적극적인 영업활동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반도체 분야의 세계 최대 시장이다. 미국 컴퓨터업체들의 요구를 현지에서 직접 확인하고 이를 마케팅에 직접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이다.

-미국 공장과 함께 추진해오던 스코틀랜드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은 완전히 포기한 것인가.

▲아니다. 스코틀랜드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국내 사정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감안, 외국업체와 합작을 추진중이다.

-최근 대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현대가 반도체 사업을 포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반도체 사업의 성격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현대전자는 지난해 D램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3위일 정도로 궤도에 오른 기업이다. 올해는 2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2개 기업을 합병할 경우 반도체 생산 코스트가 올라가면 올라갔지 내려가지 않는다. 제조 공정 자체가 완전히 틀리기 때문이다. 더욱이 D램의 주요 구매업체들은 특정업체에 20% 이상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형식을 안다면 반도체 분야의 빅딜은 성사 가능성이 없다.

-그룹의 구조조정에 앞서 현대전자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상당히 진행중인 것으로 아는데 구체적인 방향에 대해 말해달라.

▲현대전자는 이미 지난해 초부터 「가능성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결론은 가장 국제화돼 있거나 국제화가 가능한 반도체와 통신분야에 자원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그동안 너무 많은 분야에 사업을 벌이다 보니 자원집중도가 떨어졌다는 진단을 내렸다.

-최근 심비오스사 매각 등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분야는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적지 않은데.

▲비메모리 사업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심비오스를 매각한 것은 자금의 필요성도 있지만 기존 메모리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TFT LCD사업 역시 해외업체와 자본 합작 등을 통해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 말까지 부채비율을 2백%까지 내리라는 정부의 요구를 어떻게 생각하나.

▲반도체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선행투자를 필요로 한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서는 기간을 완화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유진=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