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과 동시에 좌초됐던 국산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인 「유니SQL」이 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 8일 서울지방법원 제50 민사부는 유니SQL 공급업체인 한국컴퓨터통신의 앞으로 영업전망을 고려, 화의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부도 이후 3개 사업부 가운데 2개 사업부를 정리하고 DBMS사업부만 운영하며 재건에 나섰던 한국컴퓨터통신은 재출범 기회를 맞았다.
국내 유일한 상용DBMS로 지난해 10월 선보였던 「유니SQL」이 공급사인 한국컴퓨터통신의 부도와 함께 날개도 펴지 못하고 침몰 위기에 빠졌던 것은 올 1월. 이후 불투명한 행보를 보이던 한국컴퓨터통신의 미래가 2월에 법원으로부터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은 데 이어 부도 5개월여 만에 「재건 가능성 있음」이라는 공식 판정서를 받은 것이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이번 화의개시 결정과 함께 재도약 프로그램 제1순위로 「해외시장 진출」을 꼽고 있다. 그동안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했고 공식활동만 남은 상태였다. 특히 이번 화의개시 결정은 자사의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사업성을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게 됐다고 한국컴퓨터통신은 설명했다.
DBMS 업체면서 솔루션 협력사가 없었던 취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컴퓨터통신은 그동안 국산 솔루션업체를 대상으로 채널 모집에 나서 피엘엠컨설팅, 영림원, 테크노2000프로젝트, 아세아정보시스템 등 15개 업체를 유니SQL 진영으로 끌어들였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이들 국산 솔루션 업체과 연합해 「수출을 위한 벤처기업 연구조합」(가칭)을 결성하고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실무모임을 꾸준히 가져온 이 조합은 14일 구체적인 활동방안과 계획을 확정짓고 정식 발족할 예정이다.
한국컴퓨터통신은 이미 영상사업부 등 기존 2개 사업부를 정리하고 DBMS 전문업체로 조직을 개편한 만큼 이번 솔루션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국산 솔루션의 대연합을 추진한다는 야심이다.
그러나 화의결정이 회생 자체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 회생을 위한 한국컴퓨터통신의 앞으로 행보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기존 DBMS 업체들도 힘겨운 영업에 나서고 있을 만큼 현재의 경기상황이 극심한 침체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컴퓨터통신의 강태헌 사장은 『주변의 기대와 격려가 이번 결정에 주요인이 됐다』며 『어려운 경기상황에서도 가능성을 인정해준 만큼 뒤돌아보지 않고 뛸 것』이라고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상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