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즈마 표면재질기술 개발

플라즈마를 이용해 고분자나 금속 산화물 등 거의 모든 재료의 표면을 물과 매우 친한 성질(친수성) 또는 물을 멀리하는 성질(소수성)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표면개질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박원훈) 박막기술연구센터 고석근, 최원국 박사팀은 12일 LG전자에서 지난 96년 7월부터 총 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대면적 표면개질이 가능하고 공정이 크게 단축됐을 뿐 아니라 표면개질장비 가격이 저렴한 「고주파 플라즈마장치 및 이를 응용한 친수성/소수성 표면개질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개발한 표면개질기술은 사용자 의도에 따라 친수성 또는 소수성을 띤 혼합가스를 저진공조에 유입해 이를 플라즈마로 분해하게 되면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있는 물질이 상온에서 직접 합성되는 새로운 개념의 공정기술이다. 특히 값비싼 유기물이나 자외선, 전자선 등을 이용해 표면개질을 해오던 코로나방전, 아크방전, 레이저빔조사 등과는 달리 최적조건의 플라즈마를 새롭게 이용, 처리비용과 공정을 대폭 줄였으며 표면처리정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고분자나 금속산화물 등 거의 모든 재료의 표면에 친수성이 큰 새로운 고분자 막을 형성, 인쇄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첨단반도체 소재는 물론 새로운 인공장기 개발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냉장고, 에어컨 등에 사용되는 열교환기의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효율이 향상돼 전기소모량을 15% 이상 줄일 수 있다. 고 박사팀은 이 기술개발과 관련, 미국, 일본 등에 2건의 원천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LG전자와 공동으로 냉동공조용 금속재 부품에 대한 응용연구 및 상품화연구를 추진, 오는 2000년께 상품화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조만간 세계재료학회 등 국내외 학술회의에서 발표된다.

<정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