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유통업계가 「대불황」에 빠져들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컴퓨터 유통업계의 비수기는 가정의 달인 5월 중순 이후 매기가 급격히 줄기 시작, 7월초 이후 여름방학 전까지 바닥으로 내려갔다가 방학이 끝난 이후 9월께부터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는 것이 관례였으나, 올해는 연초부터 매기부진이 계속되면서 4월 중순 이후부터 예년에 볼 수 없던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전자상가 및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각종 판촉전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컴퓨터 구매를 유인하고 있으나, 매장 방문고객의 발걸음이 뜸하고 판매실적은 예년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 매출이 5월 들면서 이처럼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IMF 여파로 일반 기업과 가정의 제품구매 여력이 크게 떨어진 데다 4월 중 대학의 중간고사와 기업의 부가가치세 납부까지 겹쳐 소비자들이 PC관련 구매를 자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컴퓨터 유통업체인 D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해마다 컴퓨터 유통업계의 매출실적은 각급 학교의 졸업, 입학이 끝나는 3월 중순부터 다소 줄기 시작해 7, 8월께 수요가 바닥에 이르지만 올해는 4월초부터 예년의 7월과 같은 비수기가 시작돼 월평균 매출이 연초에 비해 30%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용산 선인상가에서 스캐너와 모니터 등 주변기기를 주로 판매하고 있는 J사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해 월평균 7백대 규모던 스캐너 매출이 성수기인 1, 2월에도 5백대 규모로 줄더니 4월부터는 이같은 월매출 실적마저도 다시 1백여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진상가의 주변기기 유통업체도 대부분 지난해 연말과 올 1, 2월 컴퓨터 유통업체의 잇단 부도사태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어려워 3, 4월부터 영업망 재정비를 추진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매장을 찾는 고객이 적어 실제 매출확대에 별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아예 가게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통망 확충은 물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다양한 판촉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함종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