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 모뎀칩시장 경쟁 본격화

56k모뎀을 이어갈 차세대 모뎀으로 최고 8Mbps의 속도를 지원하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 회선(ADSL)이 급부상하면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ADSL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통신이 오는 9월부터 서울, 부산 지역 가입자를 대상으로 ADSL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12월 상용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며 정통부도 올해 하반기부터 10만가구를 대상으로 ADSL기반의 초고속 가입자망 구축작업을 추진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 가입자 구축사업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해외 반도체 업체들의 시장선점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96년 가장 먼저 ADSL칩세트를 선보인 아날로그디바이스는 ADSL시스템을 개발중인 국내 시스템 개발업체들에게 대부분 칩세트를 공급함으로써 시장 경쟁에 한발 앞서가고 있다. 현재 아날로그디바이스가 출시한 「AD20msp910」은 4개의 칩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 카테고리2, ATM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2세대 플러스 칩을, 내년 상반기에는 4개의 칩을 2개로 줄이고 ADSL라이트를 제공하는 3세대 칩을 선보여 국내 ADSL칩 시장을 석권한다는 계획이다.

모토롤러는 현재 「카퍼골드」라는 ADSL칩 세트를 샘플 공급하고 있다. 국내 마케팅을 맡고 있는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은 현재 이 제품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공급, ETRI측이 개발을 진행중이며 이르면 하반기부터 양산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한 관계자는 두 개의 칩으로 구성돼 경쟁사보다 집적화가 뛰어나고 통신칩 전문업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세계 모뎀칩 시장을 분점해왔던 록웰, TI, 루슨트테크놀러지스 등도 최근 ADSL칩 개발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시장 참여를 본격화하고 있다.

ADSL모뎀 기술업체인 아마티사를 인수한 TI는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칩세트를 2.4분기부터 샘플을, 하반기부터 양산제품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TI코리아측은 이 제품이 서비스 제공자 장비를 목표로 개발됐으며 하나의 칩세트가 두 개의 라인을 지원하는 다중라인 기능을 제공하는 최초의 칩세트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모뎀칩 시장에서 70%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자랑해왔던 록웰도 최근 ADSL 모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페어게인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샘플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록웰측이 공급할 제품은 분할기(스플리터)가 필요없는 ADSL라이트 규격을 지원, 소비자들이 기존 모뎀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루슨트테크놀러지스는 최근 56K 모뎀과 ADSL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칩 세트인 「와일드와이어」를 개발해 모뎀시장과 ADSL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세개의 칩으로 구성된 이 제품은 루슨트가 고수한 CAP방식을 버리고 DMT방식을 채택했으며 ADSL라이트를 지원한다. 루슨트는 올 하반기부터 양산에 착수, 크리스마스 시장을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인스탯사는 ADSL수요가 오는 99년에는 5백만대, 2000년에는 1천2백50만대 시장에서 2002년에는 1천8백만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유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