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投기업 수출 전선 "첨병"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수출전선에서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이 대외신인도 하락과 자금난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해외본사에서 저리의 외화자금을 조달해 축적한 자체 신인도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마케팅에 나서 환율상승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15일 한국무역협회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실적 기준으로 국내 1백대 기업 가운데 노키아TMC, 한국소니전자, 한국휴렛팩커드, 모토로라코리아, 한국동경실리콘 등 10개 외국인 투자기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10개 업체의 지난해 수출실적은 전년에 비해 15% 증가한 22억5천만달러로 우리나라 지난해 총수출 증가율 5.0%를 훨씬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올해 1분기 수출실적도 5억9천만달러에 달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업체별로 수출목표 확대를 위해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기업 가운데 가장 의욕적인 업체는 핀란드 노키아의 국내 투자법인인 노키아TMC로 지난해 5억4천만달러의 전화기를 수출, 한국내 전체 수출업체 가운데 랭킹 16위에 올랐다. 이 업체는 올들어서도 1분기에 20% 이상의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소니의 한국법인인 한국소니전자도 CD롬 드라이브용 옵티컬픽업 장치와 헤드폰 등 각종 전자부품 및 제품을 생산, 수출하고 있으며 올해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으로 5억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소니전자는 오는 7월 제2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모토로라코리아는 미국 본사의 한국내 투자확대를 계기로 지난해 이전한 파주공장을 증설, 올해 2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일본 로옴그룹의 국내 투자법인으로 직접회로(IC)와 다이오드, 저항기 등을 생산하는 로옴코리아는 환율상승에 힘입어 일본 위주에서 미국, 싱가포르, 대만, 독일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면서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1억4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