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전화, VCR처럼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PC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녹음기능을 갖는 노트북PC를 비롯, VCR처럼 조그다이얼을 돌려가며 프로그램을 찾아 실행시킬 수 있는 PC, 본체에 전화 다이얼을 부가해 별도의 전화기 없이도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 PC 등 가전 제품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PC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자는 내달 초 녹음기를 내장한 노트북PC(모델명 HPC-9540N)를 시판할 예정이다. 세미나나 각종 회의 참석자들의 노트북PC 휴대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된 이 제품은 마이크를 내장하고 있어 하드디스크에 음성을 녹음하거나 재생할 수 있다.
현대전자는 용량이 큰 음성파일은 저장 및 재생에 따른 어려움이 많지만 자사 노트북의 경우 기존 제품들과 달리 압축 기능이 탁월, 2.1G급 제품이 5시간 이상을 녹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조그다이얼을 이용해 응용 프로그램을 찾아 간편하게 실행할 수 있는 PC(모델명 M6000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조그다이얼을 3백60도 회전시켜 이용자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실행할 수 있게 한 이 제품은 사용자들이 무한정 프로그램을 등록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이 제품은 또 하단에 마련된 종료/메뉴 버튼을 통해 실행된 프로그램을 쉽게 종료할 수 있다.
대우통신은 전화기 기능을 그대로 PC에 옮겨놓은 「폰PC(모델명 코러스 프로넷 CD560시리즈)」를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이 제품은 본체 전면에 12개의 버튼을 가진 「Q버튼」을 채택, 원터치로 일반 전화와 인터넷폰을 이용할 수 있다. 또 고감도 마이크가 내장돼 있어 다른 프로그램을 운용하다가도 쉽게 전화를 걸 수 있다.
이 제품은 특히 일반TV처럼 리모트 컨트롤만으로 PC를 끄고 켤 수 있는 것은 물론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통신은 가전제품처럼 사용이 쉬운 컴퓨터를 개발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10억여원의 연구비를 투입, 가전개념을 도입한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PC업체들이 이처럼 사용이 편한 PC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PC를 가전제품처럼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용자적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PC사용이 기업용에서 개인 사용자 중심으로 옮겨감에 따라 기능 개선보다는 이용 편의성을 높여 소비자 요구를 만족시키는 제품이 주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앞으로 이같은 추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도 당분간은 다양한 첨단 기능은 물론 가전제품처럼 이용이 편한 PC들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