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기술(대표 방기수)은 한글 문서처리 분야와 관련된 기술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96년 설립된 이 회사는 문서처리 분야에서 3대 요소기술에 해당하는 문서관리시스템, 검색엔진, 영한 기계번역 기술개발 등에 주력, 각각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벤처기업이다.
흔히 「언어공학」이라고 하는 이들 기술은 2000년을 전후해 실현될 음성인식 컴퓨터 등의 개발에도 핵심, 요소기술로 활용되는 등 앞으로 그 응용범위가 거의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방기수 사장(42)의 특이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그는 10여년 경력의 벤처캐피털리스트 출신으로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서 약 15년동안 투자심사역으로 일할 때 핸디소프트 아펙스 퓨처시스템 덕인 하이트론시스템즈 등 유망 벤처기업들을 다수 발굴,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따라서 그의 창업과정도 투자심사 업무와 관련돼 있다. 그는 KTB 대전지점장으로 있을 때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 벤처기업을 발굴하면서 KAIST교수 및 시스템공학연구소(SERI) 연구원들과 교분을 맺게 됐다. 그 과정에서 미개척 분야인 언어공학의 중요성을 일찍 간파했고 6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96년 4월 창업을 결행했다.
그는 최근 우리 정부가 국책과제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국어정보화」 사업 등에 힘입어 급속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등이 각각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자도서관 구축사업(스텝2000 프로젝트)」과 「우리말 정보처리기술 개발사업」은 그 명칭은 다르지만, 핵심 연구내용을 보면 모두 한글의 전산처리를 위한 언어공학 연구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언어기술은 그동안 이러한 국책 연구과제를 다양하게 수행하면서 산학협동 연구 등을 통해 언어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전자사전 저작 도구인 「티즈네트」의 상품화에도 성공, 국내, 외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티즈네트는 전문용어사전, 번역소프트웨어, 자연어 처리시스템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수적인 전자사전을 국제표준규격(ISO12200)에 맞게 자동으로 구축해 주는 통합전산관리시스템을 말한다.
방 사장은 이 제품을 오는 11월 미국에서 열리는 컴덱스 전시회에 출품하는 것을 계기로 『이 분야에서 만큼은 세계시장을 한번 석권해보겠다』며 벌써부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종업원 16명의 언어기술은 올해 약 5백만 달러 상당의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것을 포함, 총 6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 사장은 또 『앞으로 컴퓨터가 우리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에도 본격 도전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이들 분야 전문업체인 언어과학, 언어와 컴퓨터 등을 인수합병하는 한편 핸디소프트와도 전략적 제휴를 맺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또 어떤 벤처신화를 선보이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