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환율상승으로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가격경쟁력이 높아졌으나 대미 수출의 경우 일본과의 주요 경합품목에서는 환율상승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컴퓨터와 VCR, 음향기기, 트랜지스터 등 한국과 일본의 주요 수출경합상품들의 대미 수출 실적은 한국이 일본 보다 훨씬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지스터의 경우 지난해 한국의 대미 수출신장률은 0.5% 였으나 올해 1∼2월에는 9.3%나 감소했다. 이에 반해 일본의 대미 트랜지스터 수출은 지난해 7.3% 감소에서 올해 1∼2월에는 21.1% 증가했다. 음향기기의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지난해 10.7% 감소한데 이어 올해 1∼2월에도 11.6% 줄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지난해 13.1% 감소에서 올해 1∼2월에는 1백7.5%나 급증, 엔화약세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한국의 대미 수출이 지난해 14.3% 증가에서 올해 2월말까지는 6.9% 감소로 돌아섰으며 일본은 9.9% 증가에서 3.0% 감소로 반전, 한국보다는 감소폭이 적었다. VCR의 경우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미수출이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은 지난해 17%, 올해 22% 등으로 두자리수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변압기의 대미수출 증가율은 한국이 지난해 -9.1%, 올해 -25.7%의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나 일본은 각각 -10.4%, -0.8%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