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MD램 가격 폭락 사태와 관련, 세계 최대의 64MD램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한국 반도체업체의 공동 감산 논의를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업계의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전자와 LG반도체 등은 삼성전자에 비해 생산량이 적은 반도체업체들은 업계 공동의 감산조치가 가격 안정은 물론 공급과잉 해소에 실효성이 없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공동 감산의 성사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반도체 현물시장에서 지난달 말 EDO방식 제품에 이어 최근 주력 제품인 싱크로너스 방식 64MD램 제품 가격이 10달러대 이하로 급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선두업체인 삼성전자가 가격 안정을 위해 업계 공동으로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측은 최근 64MD램 가격의 폭락이 기본적으로 지나친 공급과잉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D램 업계의 생존을 위해 일정 비율의 감산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업계와 시장 조사기관들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64MD램의 세계 수요는 약 5억4천만여개인 반면 공급량은 6억2천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여 공급과잉률이 10∼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D램업체들이 현재 생산량을 10% 가량 일률적으로 줄일 경우 최근 위험수위에 있는 가격 불안정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현대전자와 LG반도체 등 후발업체들은 공동 감산이 일시적으로 가격하락을 막을 수 있으나 미국과 대만업체들의 설비투자를 부추겨 장기적으로 공급과잉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공동 감산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지난해 초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실시한 16MD램 감산이 상반기에는 어느 정도 가격안정 효과를 발휘했으나 결국 미국과 대만업체들이 앞다퉈 증산에 나서는 바람에 오히려 가격폭락을 장기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후발업체에 비해 본격적인 양산시기가 3∼4개월 빨랐기 때문에 상당부분 투자 회수가 이뤄진 상태인 반면 후발업체들의 경우 아직 생산이 완벽하게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 감산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