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은 우리나라 발명인은 물론 발명계 축제의 날인 「발명의 날」이다. 발명의 날은 세종대왕이 측우기 발명을 공포한 날(5월19일)을 기념해 지난 57년 이승만 대통령이 정한 것. 지난 73년 상공의 날로 정부기념일이 통폐합돼 몇 차례 열리지 못했지만 올해까지 33회를 치르는 동안 매년 발명의 날에는 발명풍토 조성과 우수발명을 적극 유도하고 기술개발을 촉진시킴으로써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한다는 모토아래 수 많은 발명가들이 양산됐고 또 수많은 발명가들이 포상을 받았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발명진흥 정책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일단 외견상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산재권출원 4위의 발명대국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가 짧은 경제재건 기간에도 불구, 무역량 기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것도 이같은 발명인들의 노력이 뒷받침됐음을 부인키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세계적으로 획기적이라 할만한 발명이나 기술이 제대로 없을 정도로 발명풍토가 취약한 게 현실이다. 겉으로는 세계 4위의 특허대국이라지만 아직도 첨단기술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엄청난 규모의 로열티를 외국에 지불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23억~25억달러가 로열티로 외국에 지출되고 있다. 반대로 로열티수입은 로열티 지급액의 10분의 1도 채안된다.
이같은 현상은 철저한 주입식 입시위주의 교육과 발명의 기초인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방식의 부재 등 여러가지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는게 발명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더욱이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에 따라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개발보다는 베끼기나 기술도입에 주력함으로써 발명가들이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도 주된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제33회 발명의 날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발명의 질적 개선을 창출하기 위해 좋은 발명을 유도할 수 있는 발명 기반부터 다시 조성해야한다는 발명계의 자성의 목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IMF경제위기와 21세기 고부가 지식, 정보산업으로 산업구조를 조정하기 위해서 발명풍토 개혁을 통한 기초 기술개발 육성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정부는 현 경제위기 극복의 묘안을 발명 및 특허분야의 활성화를 통한 고부가산업창출에서 찾기 위해 올해부터 다양한 발명진흥 정책을 마련,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주목할만한 것이 발명의 최고 뿌리에 해당하는 발명꿈나무 양성을 통한 발명저변의 확대 계획. 정부는 2천3년까지 5년간 10만 발명꿈나무를 양성키로 하고 전국 초중고 1개교 1발명반 설치, 현재 5천1백61개교인 것을 2천3년까지 1만3백66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발명 지도교사에 포상 및 승진 가점을 부여하고 학생발명교육용 표준교재의 개발 및 보급과 전국 교육청별 1개소에 발명공작교실 설치를 확대해 현재 42개를 2천3년까지 1백81개 교육청으로 확대키로 했다. 학생 발명을 활성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도 마련,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이공계 대학 특례입학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중학우수발명학생들의 과학기술고 특례입학도 추진키로 했다. 대학 및 대학원에 지적재산관련 학과 설치를 현재 7개교에서 전국 주요 대학으로 확대하는 한편 전문대, 기능대, 직업훈련원 등의 발명교육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학별 발명동아리 결성도 전국 1백80개 대학으로 확산되며 실용적인 발명을 유도하기 위해 지식재산 창출의 동기 부여와 인센티브도 강화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직무발명제도 포상혁신과 발명대왕 제도와 발명인의 전당을 신설, 발명경진대회에서 선정된 최우수발명가에게 발명대왕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발명월계관으로 수여하고 대전 정부3청사에 발영인의 전당을 설립,발명의욕을 고취키로 했다.
발명이나 특허기술의 산업화에 대한 지원도 가속화돼 우수발명특허를 보유한 개인이나 기업의 창업 및 사업화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고 발명가들이 벤처기업 진출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또 지속재산권의 조기권리화 시책을 위해 산재권 심사 및 심판기간을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우리 민족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교육수준을 갖고 있고 창의력에 관한한 어떤 민족보다도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요즘은 새로운 발명의 맥이 끊긴 것 같습니다. 발명은 인위적으로 장려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인 구조를 바꾸는 작업이 없이는 힘듭니다.』 발명의 날을 맞아 어느 발명인의 자조섞인 말에서 발명진흥의 맥을 어느정도 찾을 수 있다.
<이중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