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에 따른 경기불황이 계속되면서 소리없이 문을 닫는 가전대리점들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 가전업체 전속대리점의 숫자가 90년대 초반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한창 가전사업이 절정을 이루던 95년도까지만 해도 LG전자, 삼성전자, 한국신용유통 등 가전3사의 대리점 수는 4천3백여개에 이르렀으나 IMF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말을 시작으로 올해 초 그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3월말 현재 3천6백여개에 그치고 있다. 7백개 정도가 줄어든 셈이다. 이는 지난 90년과 비슷한 숫자로 IMF로 가전제품의 수요가 크게 줄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에는 그 수가 80년대말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LG전자의 경우 지난 90년 1천4백개였던 대리점이 94년 1천5백개, 96년 1천6백50여개로 늘어났으나 지난해말 1천5백여개로 떨어졌다. 이어 올 들어 3월말까지는 1천4백여개로 또다시 1백개 정도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90년 1천4백여개에서 94년에 1천5백여개, 95년에는 1천6백여개로 늘어났다가 지난해말 1백50개점 정도 줄고 올 들어 다시 50여개가 줄어 실제 운영되고 있는 대리점 수는 3월말 현재 1천4백개가 채 안되고 있다. 대우전자의 대리점을 이관받아 관리하고 있는 한국신용유통의 유통점은 현재 8백50개 정도 된다. 이 숫자는 지난 94년 1천1백개와 비교할 때 2백50개 이상 줄어든 것으로 90년 수준에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2, 4분기 들어 일선 유통점들의 가전제품 판매가 상당히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에어컨이 그런대로 매출을 주도하고 있어 가전유통점들의 폐업 및 전업이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7∼9월에는 매출을 이끌 제품이 거의 없는 실정이라 일선 대리점들의 폐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