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KT), 데이콤, 하나로통신, SK텔레콤 등 주요 기간통신 4개사의 올 설비투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약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신사업자들은 상반기중 국제통화기금(IMF)한파에 따라 각종 설비투자를 중지해 교환기를 비롯한 장비업계의 경영악화가 우려됐으나 최근 이같은 규모의 올해 설비투자계획을 확정하고 하반기부터 장비 발주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통신시장이 다시 활기를 띌 전망이다.
19일 정보통신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4개사는 업체별로 전년대비 최대 40% 가까운 투자규모 축소를 단행했지만 내년 상용서비스에 돌입하는 제2시내전화사업자 하나로통신의 신규 발주 물량이 가세함에 따라 전체적인 투자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4조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체별 투자액은 한국통신이 2조5천5백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로통신이 7천3백53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으며 SK텔레콤은 순수 장비구매에만 3천8백억원을 투입한다. 데이콤은 1천8백65억원의 투자를 확정했다.
통신장비업계의 주목 대상인 하나로통신은 통신국사, 교환망, 가입자망 등 신규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분야에 7천3백53억원을 투입한다. 연내에 임차 4개소를 포함, 연내에 13개 국사와 2백1개소의 무선가입자망(WLL) 기지국 확보에 2천1백25억원을 투자하고 총 연장 1천1백20km의 광케이블 선로시설 및 2백70대의 전송장비를 갖추는 기간전송로부문에는 2천3백80억원이 배당됐다.
비동기전송모드(ATM) 5대를 포함한 17대의 교환기를 발주, 1백17만 회선의 교환망을 구축하는 데는 9백62억원을 투입하고 광가입자망 케이블TV 모델망을 추진하는 가입자망 부문에는 7백32억원이 할당됐다.
한국통신은 총 2조5천5백억원을 교환망과 상호접속 가입자선로 확충 등에 집중 투입키로 했다. 올해 투자하는 교환 용량은 1백17만 회선이며 상호접속은 37만4천 회선, 가입자선로는 1백10여만 회선 등이다.
당초 신규 투자를 기대하지 않았던 데이콤과 SK텔레콤도 교환장비를 중심으로 투자에 나선다. 데이콤은 1천8백65억원의 예산 가운데 5백6억원을 교환장비에 투입하고 전송장비부문에는 1백45억원을 투자한다. 데이콤은 또 선로설비에 5백54억원을 투입, 선로 고도화 및 확충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기타 부문에는 6백6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장비발주에만 3천8백7억원을 책정했다. 이 가운데 절대 다수인 3천7백40억원을 교환기 등 이동전화부문에 집중 투입하고 최근 수요가 포화상태인 삐삐 장비부문에는 67억원을 배당했다.
이들 4개사는 당초 최근 경영환경의 악화로 설비투자를 최대한 자제하려 했으나 장비업계의 투자 건의, 정통부의 투자유도 정책 등을 감안해 예상보다 많은 규모의 설비 구매를 단행키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