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방송] 美케이블TV "디즈니", 기본채널로 "자리바꿈"

미국의 케이블 채널인 「디즈니 채널」이 유료네트워크에서 기본 채널로 완전히 전환됐다. 당초 케이블TV 업계 전문가들은 유료에서 기본채널로 전환한 「아메리칸 클래식」이나 「브라보」의 경우에서 보듯이 디즈니의 기본채널 전환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비교적 빨리 6년만에 결실을 이룬 것이다.

기본채널로 전환하면서 디즈니 채널은 CNN,ESPN,디스커버리등과 같은 채널 묶음으로 시청자들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됐다.

디즈니는 유료에서 기본채널로 전환하면서 힘든 과정을 거쳐야했다.

예를들면 디즈니의 3천5백만 가입자의 11%에 해당하는 4백만 가입자들에게 도달하는 케이블 운영자들은 기본채널로 전환하겠다는 디즈니의 전략을 거부하면서 여전히 가입자들에게 따로 요금을 받아왔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물론 돈이다. 디즈니가 기본채널이 되면 케이블 운영자들은 가입자당 월 4천5백달러의 수입을 포기해야 하며 오히려 1인당 월 75센트를 디즈니측에 지불해야만 한다. 디즈니가 케이블 운영자들에게 기본채널로 전환하라고 압력을 넣으면서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케이블의 경쟁사인 위성사업자 「디렉TV」가 디즈니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고, 이들이 이 사실을 홍보해 케이블 가입자를 위성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사실 디즈니가 기본채널로 제공된다는 이유 때문에 시청자들이 케이블을 해지하고 DBS로 옮겨갔다는 증거는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었다.

디즈니의 기본 채널 전환 움직임은 지난 92년부터 시작됐다. 마케팅담당 부사장인 찰리누니는 『그때 유료채널 사업이 하강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을 알았다. 디즈니는 가족친화적 성격의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때문에 기본채널로 쉽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에비해 오락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는 유료네트워크 대부분은 R급 영화를 편성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채널로 전환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광고로 운영하는 기본채널들은 섹스와 폭력장면을 많이 잘라내야만 방송이 가능하다.

유료채널에서 기본채널로 전환한 모범적인 사례는 「아메리칸 무비 클래식(AMC)」이다. AMC는 84년10월 유료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당시 엄격한 규제하에 있던 기본채널을 포기하고 소액 유료채널로 전환했던 것이다. 그러나 87년 미국 최대 케이블 운영자인 TCI가 자신들의 시장에서 AMC를 기본채널로 제공하면서 기본채널로 전환됐다. AMC를 기본채널로 전환하면서 TCI는 나이든 시청자들을 케이블 가입자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즈니나 AMC등 유료채널들이 기본 채널로 전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더 많은 시청자들을얻기 위해서다. 레인보우 프로그래밍 서비스의 스포츠 부서 수석 부사장인 마이크 베어씨는 이 채널이 월 9∼15달러의 시청료를 받던 유료채널일때는 뉴욕, 뉴잉글랜드, 필라델피아등지에서 케이블 가입자중 단지 5∼10%만 시청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레인보우는 케이블 가입자의 10% 이하만 시청하는 유료채널에서 기본채널로 전환함으로써 시청율도 올라가고 광고판매도 늘었다고 한다.

골프 채널의 조 깁스 사장도 95년 월 6.95달러를 받는 유료채널로 시작했으나 시청자가 너무 적어서 기본채널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유료에서 기본채널로 전환하는 다른 네트워크들과 똑같은 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바로 시청자들이죠』라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유료채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자료:동향과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