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영 (주)지오이네트 이사
지난 수 년간 시스템 아키텍처의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져 왔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메임프레임 위주의 환경에서 다운사이징 또는 라이트사이징을 기치로 내건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인 오픈 아키텍처로의 변화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이유로 시스템이 다양해짐에 따라 분산된 이기종의 시스템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관리할 것인가 하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질문이 됐고, 이에 시스템 통합(SI)이라는 새로운 사업이 유행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정보의 효과적인 관리 및 보존을 위해 시스템 통합을 한 단계 뛰어넘는 데이터 통합(DI:Data Integra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도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분산된 시스템에 구축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정보의 멀티미디어화와 더불어 데이터는 일반 데이터의 경우 매년 30%, 데이터베이스의 경우 매년 80% 증가하는 추세다. 이렇게 증가한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의 형태에서 좀 더 전략화한 정보로 구축해 마케팅 및 의사결정의 자료로 활용하는 데이터 마트 또는 데이터웨어하우징의 개념으로 발전하고 있다. 정보의 가치에 일찍 눈을 뜬 기업들이 IMF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기술(IT) 분야에 오히려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새로워진 컴퓨팅환경에서 정보(데이터)는 경쟁력과 생산성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고 이러한 이유로 무정지 시스템, 이중화 등이 기업의 필수 요구사항이 됐다. 데이터의 중요성으로 각종 안전장치가 설치되고 있기는 하지만 전산센터의 운영자에게는 수백 GB에서 수십 TB에 이르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관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이다.
특히 데이터 「백업」이라는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문제에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여러 문제점(다양한 이기종 시스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제한된 시간 등)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이 분야에서 체계적으로 축적된 경험이나 근거자료도 빈약한 실정이어서 데이터의 「백업」은 막대한 생산성의 손실(금전적 손실)로부터 피할 수 있는 일종의 「보험」이면서도 때로는 「보험」의 구실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많은 기업에서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지도 않고 도입된 데이터 「보호」 장비들이 전산환경의 단순 변화에도 대응하지 못함에 따라 무용지물이 되기도 하고, 대부분의 공급업체가 단순 제품판매의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변화된 환경에 대한 지원능력 부족으로 투자된 장비가 오히려 시스템 부하 및 네트워크 부하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또한 데이터의 유형별, 업무별 특성, 네트워크 환경, 시스템 및 데이터의 확장성, 장애대책 등에 대해서는 가입한 「보험」에 대한 보장이 어려웠다.
이러한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과거에 알고 있던 「백업」이라는 단순한 고정관념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데이터의 손실을 막기 위해」 「보다 편리하게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등과 같은 단순 차원의 「백업」 시스템 구축을 끝내야 한다. 「백업」에서 한 차원 상승한 「데이터 통합」으로의 변모가 필요한 것이다. 운용하는 시스템의 관점이 아닌 데이터의 관점에서 통합하고자 하는 전인미답의 분야가 바로 DI라는 새로운 개념인 것이다.
기업들의 「어떻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 통합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과 데이터 백업을 담당하는 회사들의 한 단계 올라선 기술과 거시적인 컨설팅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보의 공유와 데이터의 원활하고 중단없는 흐름이 기업의 생산성,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자각한다면 어떻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통합할 것인가 지금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