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여의도 종합전시장에서 열린 98서울국제전기기전(98SIEF)이 23일 폐막됐다. 이번 전시회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의 경제위기 속에서 내수부진으로 시달리는 기업들에 수출확대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켰으며 20여종에 이르는 첨단 중전기제품의 성능을 과시하고 수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등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다.
일본, 독일, 미국, 스웨덴 등 세계 1백6개 업체가 참여, 고효율 고부가가치성을 강조한 수백점의 발전, 송배전, 변전, 동력제어와 관련한 중전기 제품들을 소개한 이번 전시회는 IMF한파 이전인 지난해 9월부터 내수부진 등에 시달렸던 국내 중전기업체들에 수출활성화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한무역진흥공사와 한국전기공업진흥회가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세계 30여개국의 전력회사 관계자들을 초청, 구매를 유도하는 등 활발한 수출확대 지원노력을 보여준 것은 국내기업들의 참가가 96년의 2회 행사보다 다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시회가 위축되지 않도록 한 요인이었다.
또한 일본, 중국은 물론 베트남, 소련, 파라과이, 이란, 쿠웨이트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이 방문, 우리제품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아시아 위주에서 중동, 중남미, 유럽 등지로 수출시장을 다양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전기공업진흥회 유재완 회장은 『90년대 들어 연 15%였던 수출성장률을 올해부터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공업진흥회측은 『지난해 6조5천억원 규모였던 중전기산업 규모가 내수부진에 의해 전년비 80% 수준으로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해 수출이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수치로 뒷받침했다.
대한무역진흥공사가 초청한 바이어들과 6백여 한국중전기 업체와의 연계노력이 하반기 이후 결실을 이룰 것인지에 대한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중전기업체는 향후 해결해야 할 몇가지 과제도 뚜렷하게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요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업체와 협력 및 해외에서의 경쟁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느냐 하는 문제가 거론됐다. 총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역시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동남아시장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이밖에 지난 2년간 조심스레 한국산 중전기에 수입을 모색해온 일본에 대한 본격 수출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관납 수요와 내수에 의존해 오던 중전기업체들이 수출을 통해 내수부진을 탈피하고 다변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