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페놀 "합작회사 설립" 의미

커넥터업계에 초미의 관심사였던 다국적인 기업인 암페놀과 대신전자정밀간의 합작사 설립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동안 수면 밑에서 암중모색해온 많은 커넥터업체간의 인수합병(M&A)과 전략적 제휴가 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암페놀은 대신전자정밀의 지분 가운데 70%를 인수하고 회사명을 「암페놀대신」으로 하며 올해 30억원을 비롯해 향후 2년간 1백억원을 투자, 국내 최대 커넥터업체로 키우기로 했다.

암페놀은 대주주이면서도 합병이 아닌 합작이라고 고집하고 사장도 현 대신전자정밀 경영진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합작에 따른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이번 합작사 설립과정에서 암페놀은 자체 생산기반을 갖춘 중견기업 대부분을 접촉했다. 만나본 기업 대부분이 암페놀의 자본참여에 적극적이었다는 게 암페놀측 주장이다. 그 중 몇몇 기업하고는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인 대신을 선택하게 된 것은 암페놀의 현 사업부문과 향후 사업품목을 대신이 하고 있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특히 몇몇 기업들은 아예 기업을 인수하라고 권유까지 했다는 후문이다.

커넥터업계간의 M&A는 지난 94년 한국몰렉스가 현대압착단자를 합병하면서부터다. 그 이후 커넥터업계는 합병보다는 전략적 제휴형태로 유지되다가 IMF한파 이후 생산기반이 없는 다국적 기업들을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자체 생산기반이 없는 JAE코리아와 FCI, ERNI 등 다국적 기업들은 향후 시장추이에 따라 언제든지 현지 생산기반을 갖출 수 있는 기업들이다.

또한 기존에 국내에 진출해 있는 몰렉스와 AMP, 버그, 히로세 등도 특정분야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어 IMF한파로 상당기간 지속되면 언제든지 기업사냥에 나설 수 있는 기업들이다.

한국버그전자 이흥식 사장은 『IMF한파 이후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으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몇 중소기업에 일부 분야를 하청하고 있다』면서 『그중 한두개 기업은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M&A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다.

국내 기업간의 M&A도 최근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커넥터연구조합을 만들어 연구조합을 중심으로 본격화하자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특정분야만을 전문적으로 사업하고 있으며 기업간 합병이나 전략적 제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우영의 임동호 이사는 『다국적 기업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간의 협력체제가 중요하다』면서 『폐쇄적인 산업문화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양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