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부품 구매 아직 멀었나

『인터넷 공개구매? 그게 뭡니까?.』

최근 세트업체들이 도입하고 있는 인터넷 공개구매제도에 대한 부품업체들의 반응이다.

그동안 각 사업부를 통해 개별적으로 행해졌던 구매를 인터넷이라는 통로로 일원화함으로써 각 사업부간에 정보를 공유하고 이중적인 인력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세트업체들은 인터넷 공개구매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인터넷 공개구매제도를 도입한 현대전자는 아직까지 구매로 성사된 사례가 한건도 없다고 밝히고 있을 정도로 아직 이 구매제도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부품업체의 인지도도 낮은 실정이다.

현대전자는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아직 부품업체들이 인터넷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1차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이 외부 전용선은 물론 사내 네트워크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전자에서는 전용선이 없는 부품업체의 경우 전화선을 통해 인터넷공개구매에 응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접속방법이 까다롭고 데이터전송속도도 떨어져 부품업체들은 인터넷 공개구매제도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부품업체의 소극적인 반응과 함께 이 제도를 도입한 현대전자도 인터넷 공개구매를 위한 준비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사내 데이터베이스와 공개구매를 위한 데이터베이스가 연동되지 않아 인터넷공개구매를 위해서는 정보를 다시 가공해야 하는 업무중복이 이루어져 당초 인터넷 공개구매가 지향했던 경비절감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각 사업부들도 초기에는 인터넷 공개구매에 상당한 관심을 나타냈으나 차츰 열기가 사그라 들어 인터넷을 통해 구매를 하려하기 보다는 예전의 구매방식으로 부품을 구입하려하기 때문에 인터넷 구매사이트에 접속하는 빈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전자는 최근 인터넷 공개구매 홈페이지 메뉴개선과 데이터베이스 연동 등 이 제도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마련에 착수했다.

6월부터 인터넷 공개구매사이트를 개설하고 인터넷을 통해 구매를 실시할 예정인 대우전자도 현대전자와 같은 문제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전자는 철저한 사전준비과정을 거쳐 데이터베이스 연동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1백 70여개의 등록부품업체 가운데 인터넷 전용선을 갖춘 업체가 전무해 인터넷 공개구매제도의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공개구매가 부품구매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품공급의 비효율성을 제거해 신속한 부품공급은 물론 관련업체정보의 데이터화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세트와 부품업체 모두 인터넷 공개구매제도에 대한 사전준비가 미흡해 활성화에는 이른감이 있다』고 밝혔다.

<권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