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에어컨 확보 "비상"

일선 가전유통점들이 에어컨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그동안 에어컨 시장을 주도해 온 두 회사는 올해 경기불황을 예상, 에어컨의 생산물량을 예년에 비해 모델별로 30~40%정도씩 줄여 전반적인 공급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으나 최근 이상고온 현상으로 에어컨의 수요가 예상외로 많이 늘어남으로써 일부 인기모델의 경우 품귀현상을 빚는 등 일선 가전대리점들의 제품구하기가 갈수록 어려워 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대리점들은 본사에 제품 주문량을 늘리고 있으나 생산량이 이를 따르지 못해 대리점이 제품 주문이후 5~6일 후에나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수급 상태를 감안하면 업체들의 제품생산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6월말쯤이면 룸에어컨을 중심으로 제품부족현상이 심화되고 기상예보처럼 8월말까지 폭염이 이어지면 돈을 주고도 제품을 살 수 없는 에어컨 파동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각각 지난해보다 40%정도 줄어든 30만대와 32만대씩의 생산계획을 세워 놓고 있으나 이미 4월말까지 15만~16만대정도의 제품이 유통점에 공급으며 5월들어서도 4만~5만대를 공급해 현재 이들 업체의 생산가능한 제품수량은 10만대정도에 불과하다.

예년의 예를 볼때 에어컨의 수요가 집중되는 6.7월경에 20만대정도의 에어컨이 판매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과 같은 수요증가추세가 계속될 경우 10만대정도의 에어컨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은평구에 있는 LG전자의 W대리점의 경우 최근 LG생산라인이 하루에 3천대의 제품의 생산주문이 밀려 있어 이달들어 주문을 낸 5.7, 9평형 룸에어컨을 중심으로 공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대리점에서 이러한 추세를 보이면서 많은 대리점들이 제품을 용산 등지의 전문상가를 통해 부족 물량을 채우고 있다.

강서구의 삼성전자 J대리점도 이달들어 2백대가량의 주문을 냈으나 1백30대 정도밖에 공급받지 못했으며 최근들어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5.7, 9평형 소형 룸에어컨은 없어서 못팔 정도이다.

강남구에 있는 N대리점도 이달들어 주문한 물량 2백대 가운데 50% 정도를 아직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용산전자 상가의 에어컨 시세는 그동안 수요부진에 따라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으나 5월들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시세가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주초 전자상가의 시세는 지난주에 비해 2~3% 포인트 올랐다.

한편 대우 캐리어 제품을 팔고 있는 대우전자의 경우는 올해 제품공급물량을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 12만대로 잡고 있어 제품판매에는 별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