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지난 92년 미국 본사가 밉스컴퓨터시스템스사를 합병하면서 국내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 회사는 설립된 지 6년만에 자본금 1백70억원,직원 55명, 연간 매출이 5백억원이 넘는 중견 중대형컴퓨터업체로 급성장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그동안 엔지니어링 워크스테이션과 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국내 그래픽시장에서 선두업체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이는 본사가 95년 세계 애니메이션시장의 90%를 차지한 그래픽 전문업체인 에일러스 웨이브프론트(Alias Wavefront)사를 인수하면서 더욱 입지가 강화된 것이다.
또한 96년에는 본사가 슈퍼컴퓨터의 대명사인 크레이리서치사를 인수함에 따라 한국실리콘그래픽스도 크레이리서치코리아를 합병, 고성능 슈퍼컴퓨터시장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크레이리서치는 72년 설립돼 세계 슈퍼컴퓨터시장을 석권해온 대표적인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한국실리콘그래픽는 국내 최대의 슈퍼컴퓨터 공급업체로 급부상하면서 저가형 워크스테이션에서부터 고성능 슈퍼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제품군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이 회사는 과학, 기술, 예술 분야 전문가를 위한 대화형 3D 그래픽, 디지털 미디어, 멀티프로세싱 슈퍼컴퓨터 기술을 제공해 산업디자인, 데이터베이스 분석, 비쥬얼 시뮬레이션, 에너지 탐구, 엔터테인먼트 분야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가 공급하는 제품에는 「O2」 워크스테이션을 비롯해 데스크톱 워크스테이션인 「옥테인」, 멀티프로세싱 그래픽 슈퍼컴퓨터인 「오닉스2」, 업계 최초의 cc-누마 아키텍처 시스템인 「오리진2000」 및 「오리진 200」 등이 있다. 또 슈퍼컴퓨팅 시스템인 크레이 제품군으로는 「크레이 오리진 2000」, 벡터형 슈퍼컴퓨터인 「T90」, 보급형 벡터 슈퍼컴퓨터인 「J90」, MPP 시스템인 「T3E」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올 하반기에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 운용체계를 결합한 혁신적인 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이같은 우수한 성능과 안정성을 지닌 다양한 제품군을 기반으로 국내 비주얼 및 테크니컬 컴퓨팅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국내에 본사의 그래픽 분야 첨단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엘렉스컴퓨터, 시공테크, 동아건설 등 국내업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체결, 유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관련 시설 및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예컨데 동아건설은 지난해 동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실리콘스튜디오의 공인교육센터인 「동아실리콘스튜디오(DASS)」를 설립, 운영해오고 있다. 동아실리콘스튜디오는 실리콘 스튜디오 공인교육센터로 세계적인 수준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영상산업 분야의 숙련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내 영상산업 분야 기술발전을 선도하는 데 공헌하고 있다.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이와 함께 지난 4월 가상현실(VR)을 구현하기 위한 첨단 데모시설을 갖춘 리얼리티센터를 설립하고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리얼리티센터는 실리콘그래픽스의 하드웨어와 협력업체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환경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시설로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새로운 프로그래밍 기법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국내 기술발전을 선도해 나간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또 이 센터는 실리콘그래픽스의 앞선 기술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고객과 협력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데 촉매역할을 담당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지난 3월부터 개발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실리콘그래픽스의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사용해 디자인, 포팅, 판매하는 개인 개발자나 단체를 위한 것으로 웹을 통한 정보 제공에서부터 일대일 상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실리콘그래픽스는 고객만족을 위해 신속한 정보수집 및 공급, 기술지원, 고객지원 서비스 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김영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