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학과] KAIST 최고정보경영자 과정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지난 95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최고정보경영자 과정은 국내 유일의 최고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전문교육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간씩 15주 동안 진행되는 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만도 3백여명에 달할 정도로 국내 경영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홍릉 캠퍼스의 열린 인터넷 실습시간. 김영걸 교수가 「유니텔에 접속한 후 인터넷으로 들어가 「http://www.etnews.co.kr」를 치면 「인터넷 전자신문이 나타난다」는 설명이 끝나기가 무섭게 초로의 신사 30여명은 각자 들고온 휴대형 PC로 전자신문을 비롯해 국내외 인터넷 신문을 직접 검색하며 그동안 말로만 듣던 정보통신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 등록하고 있는 학생들은 회사에서는 최고경영자이지만 컴퓨터 사용능력은 대부분 「왕초보」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도 인터넷 실습강의를 2~3시간 정도만 집중적으로 따라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골프, 비즈니스 등 자신의 관심분야에 따라 전세계에 깔려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을 정도로 인터넷의 묘미를 톡톡히 체험하게 된다.

KAIST의 최고정보경영자 과정은 이처럼 철저하게 실습위주로 문서작성은 물론 윈도, DB, PC통신, 인터넷, 그룹웨어 등을 모두 가르치고 있다. 이에 따라 약 3개월에 걸친 교육이 끝나면 학생들의 컴퓨터 활용능력은 최소한 중급정도는 된다는 설명이다.

김영걸 교수는 『90% 정도의 학생들이 이 과정에 등록하기 전에는 「컴맹」이지만 이 과정을 마치고 나면 전자우편을 보내는 것은 물론 공개 소프트웨어 송, 수신, 그리고 약 절반 정도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정보사냥도 즐길 정도로 컴퓨터 활용능력이 향상된다』고 말한다.

최고정보경영자 과정의 높은 인기는 지금까지 이곳을 졸업한 3백여명에 달하는 동문의 면면만 살펴보면 정확하게 가늠할 수 있다. 강창희 과학기술부 장관(6기)을 비롯해 김진재(2기), 손세일(5기) 의원 등 정치인과 김택호 현대정보기술 사장, 권태웅 LG하니웰 사장, 박명식 한국컴퓨터 사장, 박경홍 39쇼핑 대표 등이 모두 이 학교 최고정보과정의 동문들이다.

또 이한구 대우경제연구소 소장, 이윤호 LG경제연구원 대표, 오세종 장기신용은행장, 신복영 서울은행장, 김진만 한미은행장, 오무영 BC카드 대표, 김재우 (주)벽산 사장, 조해형 나라기획 회장, 채수삼 금강기획 사장 등 다양한 경제계의 유력인사들도 모두 5백여만원 정도의 등록금을 내고 이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에야 비로소 「컴맹」의 서러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가운데 BC카드, 장기신용은행 등은 최고경영자가 다른 임원들까지 강력하게 추천, 회사비용으로 이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할 정도로 이 학교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최고정보경영자 과정이 첫 강의를 시작한 지 불과 3년여만에 그동안 정보화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경영자들의 「컴맹퇴치」의 기수로 떠오른 것이다.

<서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