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월드컵 전산시스템

금세기 마지막 지구촌 축제인 16회 월드컵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개최국인 프랑스에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구촌 규모를 자랑하는 이같은 대형 이벤트는 경기 자체의 승패 못지 않게 대회운영를 어떻게 차질없이 진행하느냐가 행사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선수단의 경기와 숙소 등 일정을 조정하고, 전세계 취재기자단이 요구하는 예선과 본선 경기결과 자료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급하며, 선수약력이나 역대 기록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원활한 대회운영과 직결된다.

특히 2백50만명의 관중과 수십억의 TV시청자, 매일 2천만명의 웹사이트 접속, 9천명이 넘는 기자들이 함께 하는 이번 16회 월드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정보량과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대회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효율적인 전산시스템의 채택이야말로 월드컵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산시스템 공급업체 입장에서 보더라도 자사 제품이 단일 스포츠행사로는 최대 규모인 월드컵의 방대한 전산시스템으로 채택된다는 것은 세계적인 정보기술(IT)업체로 공인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4년 미국에서 열린 15회 월드컵에는 대회 시스템통합 사업자로 EDS가 선정됐으며 하드웨어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사, 통신시설은 스프린트사,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은 사이베이스사가 각각 맡아 자사의 기술력을 마음껏 과시했다. 이번 프랑스 월드컵도 세계 유력 IT업체들의 기술 경영장이 되고 있다. EDS를 비롯해 휴렛패커드(HP), 프랑스텔레콤, 사이베이스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은 팀을 구성해 DB, 인터넷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관련된 기술력으로 최첨단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오는 2002년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열릴 월드컵대회 역시 이들 세계 IT업체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각국의 자존심을 내건 축구경기에 못지 않게 세계 IT업체들의 전산시스템 수주를 위한 경쟁이 내년부터 서서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우리의 관심사는 2002년 월드컵의 전산시스템을 이전과 마찬가지로 미국, 일본 중심의 IT업체들에 몽땅 맡기느냐 아니면 우리의 전산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찾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