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료기기업계, 해외시장 개척 박차

전자의료기기업계가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 접어든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 확대, 수출입업체와 종합상사간 제휴 강화, 중소규모 해외 입찰참여 장려, 해외 판매망 확충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전자의료기기업계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것은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그동안 수출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미국 FDA, 독일 TUV, 유럽 CE 및 국제표준화기구(ISO)마크 등 각국의 표준규격 및 국제표준 인증을 획득한 업체가 급증하는 등 객관적 품질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그동안 메디슨, 동아엑스선기계, 삼성GE의료기기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전자의료기기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던 수출확대 움직임이 영세한 중소기업으로까지 파급, 확산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산하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는 남미 및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전자의료기기업체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협의회는 오는 17일부터 20일까지 남미지역의 최대 시장인 브라질에서 열리는 국제의료기기전시회(HOSPITALAR 98)에 비트컴퓨터, 한신메디칼, 바이오시스, 칼스메디칼 등 13개사로 구성된 한국 공동관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무역협회로부터 해외시장개척자금 2억원을 지원받아 이 전시회 참가업체에 연리 4%의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전시품 운송, 통관, 차량지원, 통역 등의 각종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는 오는 11월 열리는 독일 국제의료기기전(MEDICA 98)에도 참가, 20여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한국 공동관을 설치하고 그동안 등한시 해왔던 중국, 러시아 시장개척에도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코오롱상사, (주)대우, (주)쌍용 등 종합상사들도 중소 전자의료기기 업체들과 협력해 1천만달러 이상의 입찰 위주로 진행해오던 사업전략에서 벗어나 3백만달러 이하의 입찰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의료기기업체들은 동남아시장 뿐만 아니라 중남미, 러시아, 아프리카, 중동지역으로 수출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특히 업체당 최대 2만달러가 소요되는 브라질정부의 보건성 품목등록 요건을 이시장 진입의 최대 장애물로 인식하고 이를 없애거나 낮추려는 의료기기업체들에 대한 다각적인지원책도 모색하고 있다.

또 한신메디칼, 세인전자, 자원메디칼, 바이오스페이스 등 중소 전자의료기기 업체들도 해외 판매망 확충을 통해 동남아에 집중돼 왔던 수출시장을 미국, 유럽, 중남미 등지로 다변화하고 있으며, 메디슨을 비롯한 여타업체들도 수출망을 잘 갖춘 업체들과 연계해 수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편 전자의료기기산업협의회측은 90년대 들어 해마다 두 자리수의 신장세를 거듭해 온 이분야의 지난해 수출실적이 전년에 비해 무려 31.3%나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1억1천5백81만4천달러)했으며, 올해에도 1억5천7백만달러어치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