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중소기업시대 (76);칼스메디칼

『전기수술기, 인퓨전펌프(약물자동주입장치), 시린지펌프(소량약물자동주입장치)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전문업체가 되겠습니다.』

전자의료기기 관련 벤처기업인 칼스메디칼(대표 김익근)의 최대 화두는 「전문화」다. 국경이 무너진 글로벌 마케팅 시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해외는 물론 내수시장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는 인식의 결과다.

「돈되는 사업」이라면 물불 안가리고 덤벼드는 것이 국내 기업의 생리인 것처럼 돼있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이 회사는 비전이 없는 회사인 것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분야에서만이라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거대한 세계시장을 상대로 막대한 매출을 올리는 현실을 볼 때 이 회사는 오히려 매우 큰 비전을 갖고 있는 회사임에 분명하다.

이처럼 이 회사가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 그리고 전기수술기 분야에만 몰두하는 것은 같은 전자의료기기라 하더라도 품목에 따라 기술 차이가 현격해 다방면에서 전문성 및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병원의 필수 장비인 이들 아이템의 시장 규모가 결코 작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인퓨전펌프와 시린지펌프는 병원 및 의료 서비스의 고급화 추세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유망 아이템인 것도 한 요인이다.

특히 이 회사가 개발, 이르면 하반기부터 양산할 예정인 시린지펌프는 주사기내 소량의 약물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정량, 정률로 자동 주입할 수 있는 첨단 전자의료기기로 한 개의 마이크로 프로세서를 이용해 3개의 스테핑 모터를 구동시켜 3종류의 약물을 서로 다른 속도로 주사할 수 있는 다중 모드형인 것이 특징이다.

G7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연세대 원주기독병원 흉부외과(김은기 교수),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와 공동 개발한 이 제품이 본격 양산될 경우 장비 사용대수를 줄임으로써 환자의 의료비용 절감은 물론 병원의 경영 효율화와 함께 연간 20억원 이상의 수입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힌다.

이와함께 피부와의 접촉으로 연기와 냄새가 발생하는 등 수술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고 수술부위에 넓은 화상을 입혀 추가 수술이 필요했던 기존 전기수술기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아르곤가스를 이용한 디지털 전기수술기를 국내 최초로 독자 개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회사 및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하는 한편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보다 해외시장을 우선 공략, 올 매출 예상액 28억원 중 23억원을 수출로 달성할 방침이다.

또한 매출액 중 회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 경비를 제외하고 전액 기술개발에 재투자하는 한편 ISO 9001 인증 획득에 이어 MDD(Mendatory Device Directory)와 EN46001, CE마크, FDA 등 의료기기 관련 국제 규격 인증도 조만간 획득해 수출 활성화의 걸림돌을 제거할 예정이다.

한양대 전자통신공학과 졸업, 미국 조지 워싱턴대에서 메디컬 엔지니어링 부문 석사학위 취득, 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를 거쳐 지난 95년부터 연세대 의용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정통 전자의료기기 전문가인 김익근 사장은 『국산 전자의료기기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전제돼야 하며 그동안 소홀해 왔던 디자인이나 마케팅 부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