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업계, 유연생산시스템 구축 박차

주요 PCB업체들이 소품종, 단납기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생산 시스템 체제(일명 플렉시블 라인)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전자, 정보기기업체들이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 PCB의 주문에서 납품까지의 기간을 종전보다 크게 줄임에 따라 PCB업체들도 이에 대응, 기존 계획생산을 전제로 운영해온 생산시스템을 불규칙한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생산 시스템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이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기존 한달 정도 여유를 두고 발주해오던 PCB의 생산주문을 최근 들어서는 2∼3주 정도로 납기를 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 2주 정도 걸리던 소량 주문의 경우 최근 들어 납기가 4,5일로 당겨진 것을 비롯해 샘플 PCB의 경우에는 심지어 24시간내에 제품 공급을 요구해 오고 있다는 것.

이처럼 제품납기가 급격히 단축되자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서광전자, 기주산업, 써키트정밀 등 주요 PCB업체들은 최근 들어 계획생산 체제 중심으로 구축된 생산시스템을 유연생산 시스템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대덕전자(대표 김정식)는 납기단축에 대응하기 위해 전생산인력을 24시간 비상 동원체제로 재배치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제품주문을 동일한 시간내에 처리할 수 있도록 생산라인을 혼류시스템으로 바꾸어 나가기로 했다. 대덕전자는 특히 핵심 필수 원자재를 평소보다 많이 비축, 예기치 못한 주문에 대응해 나간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코리아써키트(대표 송동효)는 생산시스템의 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해 최근 일본 히타치 생산관련 전문가를 초빙, 다층인쇄회로기판(MLB) 생산라인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와 병행해 코리아써키트는 부품수급의 원활화를 위해 주요 협력업체와 비상조달시스템을 목표로 한 전산시스템의 구축에 나서고 있다.

기주산업(대표 맹주열)은 단납기 체제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을 기반으로 한 전산시스템을 구축, 세트업체는 물론 협력업체와의 조달 관계를 자동화했으며, 써키트정밀(대표 강태보)은 인터넷을 통한 부품의 구매발주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정보시스템 관련 투자를 대폭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하이테크교덴(대표 정철)은 24시간 샘플납품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아래 일본 교덴이 활용하고 있는 주문, 생산 자동화시스템을 조만간 도입할 계획이다.

<이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