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계속된 64MD램 가격 폭락으로 감산에 대한 논의가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3일 현대전자가 64MD램을 비롯한 반도체 생산라인 전체를 일주일간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감산 논의에 불을 댕겼다.
특히 예상치 않게 현대전자가 업계 공조 감산에 가장 적극적인 삼성전자보다 앞서 감산 조치를 시행함에 따라 삼성전자에 적지 않은 압박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현대전자가 감산을 단행할 경우, 삼성전자와 LG반도체가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국내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LG반도체도 『감산에는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다만 방법과 기간등 세부적인 결정을 위한 내부적인 의견 결정이 필요하다』며 감산에 동조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현대전자측은 이번 1주일간의 가동중단으로 6월 한달간 전세계 공급물량이 10%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세계 64MD램 시장의 수요 대비 공급 과잉율이 10~15%정도임을 감안할 경우, 현대전자만의 감산으로도 가격 하락 현상은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현재 D램 시장의 40%정도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반도체 3사가 모두 감산 대열에 합류할 경우, 상당기간 공급 과잉 현상이 해소돼 가격구조가 안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연초 20달러대에서 시작된 64MD램의 시장 가격이 8달러대까지 폭락, 공급량의 인위적인 조절이외에 대안이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번 현대전자의 독자적인 감산 결정이 감산 공조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아직까지도 국내 업체간 감산 효과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 D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이 감산에 동조할 가능성이 낮은데다 오히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사나 대만업체들이 생산량을 늘리면서 감산으로 발생되는 과실(果實)을 다른 나라에 넘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