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등 지상파TV 3사가 2001년에 본격 실시 예정인 지상파 디지털 TV방송의 송신, 중계소 설치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상파 디지털방송 송신소 공동사용 추진협의회」를 구성,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 2일부터 활동을 시작한 「지상파 디지털방송 송신소 공동사용 추진협의회」는 KBS, MBC, SBS의 기술본부장,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무선방송기술연구소장, 전파연구소 소장,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장 등 방송사 및 정부 관계자들로 구성됐으며 향후 공용화 대상 송신소 부지 선정, 건물 및 공중선 시설의 공동 이용 등 제반 사항에 관해 논의하고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방송사 관계 전문가들로 실무팀을 구성,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에 협의회가 구성된 것은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전환계획, 표준화 업무 등을 추진하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추진협의회」가 디지털방송을 위한 송신소의 공동사용을 정보통신부에 건의함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지상파 디지털추진협의회」측은 2001년부터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과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을 동시에 송출해야 하는데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송신소 부지가 충분치 않은데다 디지털방송용 송신소를 현재처럼 각 방송사가 별도로 설치, 운영할 경우 시설의 중복투자, 자연경관 훼손 등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송신소의 공동 사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송사들이 전국 주요 고지에 35개의 기간국과 4백여개의 간이중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디지털방송의 송신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추가로 이 정도 규모의 송신설비 및 부지가 확보돼야 한다. 따라서 이들 송신설비를 방송사들이 각기 별도로 구축할 경우 철탑, 송신소 건물, 안테나 등을 중복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경관을 훼손하고 송신설비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물론 송신소의 공동 사용에 대해 전적으로 찬성 의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 80년대 초반에 송신부문을 별도로 분리해 송신공사를 운영했던 경험을 생각해 송신소의 공동 사용이 자칫 방송사로부터 송신기능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송신소를 공동 사용하기로 한 것은 송신부문 분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새로 구성된 협의회는 앞으로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송신, 중계소를 선정하고 부지를 확보하는 등 매우 한정된 분야에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며 『전력공급 등 방송품질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 등은 전적으로 각 방송사가 알아서 할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이번에 구성된 협의회는 각 방송사들이 내놓을 디지털 방송용 송신, 중계소 설치계획을 토대로 공용화 대상 송, 중계소 선정, 송, 중계소 설치장소 선정, 송, 중계소의 시설규모, 시설투자비 및 방송사별 분담방안 등을 논의, 올해말까지 합의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장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