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도시바, 네덜란드 필립스와 함께 세계 전자의료기기업체를주도하고 있는 미국 피커사가 국내 판매망 재정비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피커코리아(지사장 유근혁)는 피커사의 국내 총판권을 갖고 있던 바텍사가 올초 부도처리됨에 따라 한국내 영업공백을 막기위한 대책의 하나로 피커측의 조건수용을 전제로 한 대리점 구성에 나섰다고 밝혔다.
바텍사 부도이후 피커사 대리점운영에 적극적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는 업체는 대웅메디칼,동진인터내셔날, 해동기기 등 3사인데 피커코리아는 비독점 판매계약을 한시적으로 체결할 수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피커측이 제시하는 조건은 대리점에 독점공급권을 주지 않으며, 영업행위를 제외한 가격정책, 사후관리, 판매후 발생할 제반 사항 등에 대해 피커코리아와 협의해 결정해야 하고 장비수입도 피커코리아가 전담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피커측의 대리점 모집조건은 국내에 진출한 여타 외국전자의료기기 업체들이 대리점에독점 판매계약권을 주고 있으며 가격정책이나 장비 판매계약 내용 등에서도 상당한 재량권을 주는 것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피커코리아측은 대리점 응모업체들이 피커사의 이같은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내년 4월부터 피커사가 한국시장을 직접 공략할 계획도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피커사가 한국시장을 직접 공략하고자 하는 의도를 내비치는 것은 각종 첨단 전자의료기기를 생산하는 피커사의 제품 경쟁력 및 인지도가 매우 높음에도 유독 한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89년이후 최근까지 피커사가 국내에 보급한 제품은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 감마카메라 등 세 품목에서 50대(약 4천만달러 규모)에 그친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같은 제한적 조건의 대리점 모집 요건을 걸고 있는 피커사의 움직임에 대해 『본사직할 체제를 구축하면서 한국시장에서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피커코리아는 판매망이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는 기존에 판매한 제품의 사전, 사후 서비스와 이미지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다.
<박효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