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유수의 방송장비업체들이 국내에 잇따라 둥지를 트는 등 한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사태로 내수시장이 극도로 위축되고 있음에도 불구, 외국 방송장비사들은 오히려 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지사를 설립하거나 국내 업체들과 제휴해 신규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 방송장비사들은 달러강세와 내수부진을 염두에 두고 국내 지사의 인력을 5명 이내로 제한하는 등 「초미니 지사」를 지향하는 선에서 운영, 아비드, 텍트로닉스 등 다른 선발업체들과의 내수시장 쟁탈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의 방송장비 전문업체인 미디어100사는 지난 달 초 4명의 인원으로 독립법인인 「미디어100코리아」를 설립, 떠오르는 시장인 비선형편집기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비선형편집기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연말까지 기존 대리점인 포인트비젼, 씨너지코리아 외에 4,5개의 지방대리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대리점과 공동으로 수요처를 대상으로 기술세미나 및 제품 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 고일상사 등과 방송용 모니터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벨기에의 바코사 역시 지난 4월께 별도법인인 「바코코리아」를 설립하고 케이블TV용 변조기 등 방송장비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문자발생기 전문업체인 카이론사도 국내 시장진출을 위해 지난 달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린 국제방송장비전시회 「KOBA」행사를 전후해 시온미디어, 산암텍 등 국내 방송장비사들과의 물밑협상을 진행중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이 밖에 국내 영도상사와 방송주변장비 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캐나다의 리치테크놀로지 등도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진출을 위해 지사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는등 외국 방송장비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국 방송장비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기존 대리점에게는 영업지원, 이벤트행사 개최 지원등이 강화되는등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내수시장이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부터는 이같은 현상이 기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