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상사업단 "수익성 중심 경영" 관심

삼성영상사업단이 공격적 경영의 기치를 바짝 올리고 있다.

최근 삼성영상사업단이 발표한 경영합리화 정책을 요약하면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투자를 하지 않는 대신 미래, 고부가 사업에 대한 투자는 대폭 늘려 나가겠다는 것이다. IMF 한파로 인한 자구책으로 볼 수 있지만 삼성이 영상 소프트웨어사업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정책을 천명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연사업과 음반사업은 앞으로 사업추진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관련산업의 여파도 적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멀티미디어사업부(IES)의 경우 빠르면 금주중 삼성전자로 완전히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영화 및 애니메이션사업은 보다 탄력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이같은 방침은 경쟁력 위주의 구조조정을 늦출 경우 그룹내에서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할 수 있고 자칫하다가는 고사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그동안 그룹차원의 지원으로 수익성보다는 그룹 이미지 창달에 더 주력해 왔다. 일부 사업을 제외하고는 해당 관련 산업계에서 삼성영상사업단의 활동을 나름대로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공연사업의 경우 국내 대중문화 예술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을 들을만큼 화려했다. 「캣츠」의 공연을 국내에 처음으로 이끌어 냈고 연극, 무대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아왔다. 이러나 이들 공연, 무대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멀티미디어사업부의 경우에도 「신기원」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할동을 보여줬다. 새로운 영상 하드웨어와 관련한 SW는 거의 망라해 제작,출시했다. 일부에서는 전자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삼성의 활동을 폄하하기도 했으나 다양한 기종의 SW를 국내에 자체 선보인 점은 평가받을 만 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업들은 삼성의 경영 수지를 크게 악화시키는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부 사업의 경우 누적적자가 수십억원에 달할 정도로 심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의 이번 경영합리화 정책은 기업 이미지 때문에 적자사업을 계속하지는 않겠다는 궤도수정의 의미로 해석된다. 공연사업팀을 축소,마케팅팀으로 흡수하고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삼성전자에 이관키로 한 것 등은 적자폭을 최대한 줄여 보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음악사업부의 일부를 흡수, 통폐합한 것은 한계사업에 대해 더 이상의 투자를 지속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발상의 전환. 삼성영상사업단은 앞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기존 국내업체와의 경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주력사업인 영화사업도 「삼성」이란 이미지의 족쇄에 얽매여 예술 영화만을 양산하지 않겠다는 것. 다시말해 「흥행사」의 기질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삼성의 일련의 행보는 의외의 방향으로 옮겨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이 경영합리화를 통해 「백조」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모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