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G급 반도체 공정기술 개발 의미

삼성전자가 9일 발표한 회로선폭 0.13급 초미세 가공 기술은 무엇보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설비로 4G급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안팎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동안 세계 반도체업계에서는 현재의 반도체 재료인 실리콘으로 기가급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이론이 통설이었다.

특히 4G급 이상의 초고집적 반도체를 개발 또는 생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장비로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로 굳어진 상태였다. 4G급 반도체를 상품화 가능한 크기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0.13 수준의 초정밀 미세가공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소자 및 장비업체들은 4G급 공정 기술 개발이 빨라야 200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0.13 가공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전자빔 또는 방사광 X선 노광장비 등 지금의 반도체 장비와 완전히 다른 신개념의 차세대 개발장비가 필요한데 이같은 장비가 2003년경에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업계에서는 반도체 용량 증대에 따른 수십억달러 수준의 천문학적인 연구개발비와 시설 투자비 부담으로 4G급 이상의 차세대 반도체산업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삼성전자가 「기존 설비」로 4G 반도체를 개발, 생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 반도체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같은 기술적인 성과가 당장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것이라는 점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반도체는 기본적으로 차세대 제품 개발을 통해 검증된 선행기술을 현재의 주력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기술 및 양산에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기술 주도의 산업이기 때문이다.

즉 현재 0.25∼0.30 공정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64MD램과 0.18공정룰을 적용할 예정인 2백56MD램 반도체 생산에 이번에 개발된 0.13 공정기술을 적용할 경우 같은 양의 웨이퍼에서 훨씬 많은 숫자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이 엄청나게 높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최근 2년여간 급속한 가격 폭락으로 기술경쟁보다 가격경쟁 형태로 치닫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시장 상황에서 이번 초미세공정기술 개발은 곧바로 시장 경쟁력의 절대적 우위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측은 이와 관련, 『이번에 개발된 기술이 현재의 주력제품인 64M 및 2백56MD램 공정에 완벽하게 적용될 경우 세계 반도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