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간 빅딜이 다음주 중으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대기업간 빅딜의 윤곽은 삼성반도체, LG가전, 정보통신, 현대석유화학, 자동차분야를 각각 갖는 형태이다.
이와 관련, 김중권 대통령 비서실장은 10일 능률협회 주최의 조찬강연회에서 『대기업간 빅딜(사업 맞교환)이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혀 이들 기업간 빅딜이 구체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 관계자도 『청와대가 대기업간 빅딜이 이뤄질 것임을 밝힌 만큼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은 이와 관련, 10일 오후 긴급 임원회의를 가졌으며 LG와 현대는 『빅딜은 논의한 바 없다』며 공식 부인하면서도 사실확인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재계에 나도는 유력한 빅딜 시나리오는 현대, 삼성, LG간에 반도체, 가전, 정보통신 계열사를 서로 주고 받는 것으로 LG는 반도체를 내놓는 대신 삼성은 가전, 현대는 정보통신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LG가 삼성의 가전과 현대의 정보통신을 갖는 대신 반도체는 삼성에 준다는 것이다. 이 경우 충남 대산에 있는 삼성종합화학은 현대가 가지며, 현대의 반도체는 삼성이 갖는다는 것이 골자다.
삼성이 LG의 반도체 부문을 인수하면 해외시장에서 반도체 가격을 조절할 수가 있고 가전은 LG가 갖는 것이 가전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현대가 삼성에 반도체부문을 넘겨주고 삼성항공을 넘겨받을 것이라는 설도 거론되고 있다. 삼성이 중공업과 조선부문을 현대나 대우에 넘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밖에 LG가 정보통신 부문을 SK에 넘겨주는 대신 SK의 화학부문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가전부문을 LG에 넘길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삼성은 『GE와 합작협상이 거의 성사단계에 있는 상황이며 LG의 반도체부문을 인수해 봤자 실익이 없다』며 실현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삼성은 그러나 현대의 반도체부문 인수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인 편이다.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측도 『반도체부문에 대한 외자유치에 주력하고 있다』며 반도체사업의 포기가능성을 일축하고 삼성종합화학의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익성없는 사업을 절대 인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충남 서산에 비행기 날개공장을 준공한 현대는 삼성이 항공을 포기할 경우에는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LG는 이러한 빅딜설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 관계자는 『어째서 이런 소문이 나도는지 모르겠다』며 반도체와 개인휴대통신(PCS)을 위주로 한 정보통신을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LG와 빅딜설이 나돌고 있는 SK 관계자들도 비슷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