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저장장치] 테이프드라이브 기술 흐름

현재 테이프 저장매체 시장은 기술개발적인 측면에서 볼 때 디지털리니어테이프(DLT)를 필두로 한 중급 규모의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사용자 수와 발전 가능성 측면에서 미드레인지 분야가 성장할 공산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테이프 드라이브의 기술경쟁은 미니테이프 저장매체에서 미드레인지급으로, 엔터프라이즈 테이프 저장매체도 나름대로의 영역을 지키면서 미드레인지급을 타갓으로 하는 조류가 형성되고 있다.

주류인 미드레인지급에서는 현재 퀀텀을 비롯해 8㎜ 테이프 저장매체인 「맘모스」를 생산중인 엑사바이트, AIT시리즈의 소니, 시게이트, HP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각사는 기술 발전속도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테이프 드라이브는 일반적으로 속도가 느린 대신에 저장단가가 저렴해 하드디스크를 보완하는 2차 보조저장장치로 알려져 있으나 DLT나 AIT, 맘모스 등의 미드레인지급 테이프 드라이브는 HDD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저장용량 대비 비용 면에서도 다른 어떤 저장매체에 비해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특히 소니의 경우처럼 빠른 데이터 액세스 속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테이프 미디어마다 메모리를 장착한 제품도 있어 대부분의 테이프 드라이브 제조사들이 느린 데이터 속도를 상당부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미들레인지급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을 하고 있는 업체는 퀀텀이다. 이 회사는 DLT부문의 호조로 주력제품인 HDD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익창출에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는 상태다. DLT는 퀀텀 총매출의 20% 수준에 지나지 않지만 총 이익의 50%를 이 부문에서 거둘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은 퀀텀의 효자상품이다.

퀀텀은 미국 디지털이퀴프먼트(DEC)에서 DLT기술을 사들인 후 테이프 저장장치 시장에서 DLT를 최고의 상품으로 전환시키는 데 성공해 전세계 백업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퀀텀은 현재 20GB(압축시 40GB)의 데이터 저장공간을 갖춘 「DLT 4000」에 이어 35GB(압축시 70GB)의 저장공간을 갖는 「DLT 7000」 제품을 내놓아 중형 백업 드라이브 시장에서 아성을 지켜가고 있다.

퀀텀은 한 발 더 나아가 라이브러리 회사인 미국 ATL사 인수를 추진하면서 DLT 드라이브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공급과 함께 라이브러리 시장을 공략해 부가가치 높은 제품을 생산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소니도 올 초 DLT 7000 기종보다 용량과 전송속도가 빠른 AIT2 제품을 출시하면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제품은 압축시 1백GB의 대용량 저장공간에 초당 12MB로 데이터를 전송하는데다 3.5인치 크기로 제품장착 면에서 DLT 7000보다 유리해 DLT 드라이브의 경쟁상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소니는 오는 2000년이면 AIT2보다 2배 이상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DLT 드라이브의 차기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엔터프라이즈급 라이브러리 전문업체인 스토리지텍과 미디어업체인 이메이션도 테이프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 회사는 코드명 「이글(Eagle)」이라는 백업용 테이프 저장장치를 지난 3년여 동안 공동 개발해 왔으며 오는 7,8월께 개발을 끝내고 시장에 본격 참여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참여는 테이프 저장장치 분야에 기술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경쟁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저장공간은 20GB이다. 이는 현재 퀀텀이 공급하고 있는 DLT 4000과 같은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면서 미드레인지급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확대를 꾀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제품의 개발이 완료되면 스토리지텍은 테이프 드라이브, 이메이션은 「레이븐(RAVEN)」이라는 미디어를 각각 공급하며 주로 OEM방식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스토리지텍은 이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저장공간이 1TB인 윈도NT용 오픈스토리지 시스템을 발표, 중급 테이프 저장매체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그동안 메인프레임용 테이프 저장매체를 주로 공급해왔던 스토리지텍은 윈도NT용 저장매체 시장이 연 48억 달러에 연평균 33%의 고속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 분야의 시장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HP, 시게이트, IBM 3사도 공동으로 강력한 개방형 테이프 아키텍처인 리니어테이프오픈(LTO)기술을 개발해 편중된 테이프 백업 저장장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사가 개발하고 있는 LTO기술의 「액셀리스」와 「울트리엄」 드라이브는 각각 25GB, 1백GB의 저장공간에 최대 20∼3백20MB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갖춘 차세대 테이프 백업 드라이브로 용량과 속도 면에서 중급 테이프 저장매체 중 최상의 제품이다.

특히 「울트리엄」 드라이브는 용량이 서로 다른 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고 최대 8백GB를 저장할 수 있는 미디어까지 개발할 수 있어 테이프 저장장치 분야에서 강력한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다.

<이규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