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복제도 "한글 죽이기" 공범

한글과컴퓨터의 「한글」개발포기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반 사용자도 「한글」을 사장시킨 책임이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70%에 이르는 높은 불법복제율이 한글과컴퓨터의 경영수지를 악화시켰고 결국 한글을포기하면서까지 경쟁사의 자금수혈을 받을 수밖에 없게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네티진들은 한글과컴퓨터가 비록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고 하지만 기업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비해 불법복제가 관행화된 일반사용자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불법복제의 영향을 더 크게 받았을 것이라며 「한글」의 사장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느끼는 분위기다.

ID가 000LEE라는 한 네티즌은 천리안에서 『불법복제가 「한글」 뿐만 아니라 「MS워드」등 모든 소프트웨어에 대해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이지만 내수시장에만 의존하고 있는 한글과컴퓨터가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CSGHANA라는 네티즌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공짜로 얻어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화 된 상황에서 한컴의 결정에 이해도 간다』며 『사용습관과 인식이 바로잡히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유니텔의 허멀3라는 ID의 네티즌도 『친구한명이 정품 소프트웨어 1개를 사면 50개가 불법복제되는 상황에서 「한글」이 무너진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반성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프트웨어재산권보호위원회(SPC)의 장길순과장은 『외국업체는 불법복제를 당해도 본사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으나 한컴은 국내시장에 의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C는 이와관련 한국의 불법복제률이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대만 등 경쟁국보다도 훨씬 떨어진다고 보고 올해 대대적인 불법복제 단속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