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판매 위축.. 업계 재고 조절

5월까지 신장세를 보이던 에어컨 판매가 6월들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월들어 비가 자주 내리고 에상보다 기온이 크게 오르지 않으면서 에어컨 공급업체들의 판매실적은 당초 계획보다 대부분 60~70%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에어컨공급업체들은 판매가 급격히 위축되는 장마철이 이달 중순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나오자 이달 에어컨의 판매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하고 유통재고 관리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5월말까지 24만여대의 에어컨을 판매했던 LG전자는 이상 고온현상을 보였던 5월에 예상보다 많은 판매를 기록하자 6월과 7월 두달동안 각기 6만대정도 판매실적을 거둬 올해 판매량을 진난해 80% 수준인 약 40만대 정도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6월들어 아침저녁 기온이 떨어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크게 감소한데다 이미 시작된 장마철로 월말까지 에어컨의 판매량이 약4만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그동안 생산한 제품의 유통재고를 줄이기 위해 최근 6월 생산목표를 4만5천대에서 3만대로 약 30%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는 6월 판매 부진이 7월에도 계속될 경우 지난해 판매량 52만대보다 30% 정도 줄어든 36만~37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판매촉진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달들어 에어컨의 판매부진이 계속되면서 유통점 및 공장의 재고부담이 확대되자 지난 15일부터 에어컨의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이 회사는 현재 유통재고로 룸에어컨과 패키지에어컨 각각 2만여대가 남아있고 공장재고도 총 2만여대 남아 있는 등 모두 6만여대의 재고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2만대 미만으로 줄이고 공장가동도 제품별 판매상황을 고려해 결정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5월말까지 22만여대의 에어컨을 판매했는데 6월과 7월에 각기 4만대 정도 판매될 경우 1만대 내외인 8월 판매량과 특판 물량 등을 포함, 올해 에어컨 판매량이 35만대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도 외주생산 패키지에어컨과 대우캐리어 룸에어컨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한국신용유통은 월드컵 16강 판촉으로 2천5백여대의 에어컨을 판매하긴 했지만 6월판매량이 전체적으로 1만대선에 그치는 등 예상보다 저조해 올해 7만대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만도기계도 6월중 판매가 2만대에 못미쳐 올해 10만대 남짓한 판매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올해 에어컨 시장은 4,5월 판매호조에도 불구, 6월달들어 판매 부진현상이 심해져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1백30만대보다 30% 이상 줄어든 90만대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