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퇴출대상기업으로 선정돼 자칫 공중분해될 위기를 맞았던 해태전자가 금융권의 대출금 출자전환 승인에 따라 그룹에서 독립된 독자기업으로 재출범할 수 있게 됐다.
허진호 해태전자 사장은 23일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해태전자에 대한 대출금의 출자전환을 통해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해 이에 따른 경영정상화대책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이같은 결정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제3자 매각을 원활히 할 수 있다면 퇴출대상기업에 대한 대출금도 출자로 전환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데 따른 것으로 해태전자의 경우 부도 후에도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이 쇄도,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6개월 동안 추진해온 자구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태전자는 제3자 매각을 추진하기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하고 부도 직후 3천6백여명의 인력을 이달 현재 1천8백명으로 절반을 줄인데 이어 반도체장비, 컴퓨터 유통 등 수익성 없는 10개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및 영국공장 등 해외법인도 폐쇄키로 했다.
또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및 유가증권 등의 매각을 통해 1천여억원을 확보하고 경비지출억제 및 유휴자재 및 설비매각 등을 통해 5백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허 사장은 이같은 해태전자의 경영정상화 노력이 가시화할 경우 이르면 1년 후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종금사 등이 대주주인 독립기업으로 회생할 수 있거나 제 값을 받고 제3자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윤기자>